s20260709_DeDn8PQlRWhVRkUA3cLk

This commit is contained in:
yuvlian
2026-07-20 17:19:20 +07:00
commit 89a4b21b4b
8503 changed files with 3803850 additions and 0 deletions
+1
View File
@@ -0,0 +1 @@
{"dataList":[{"id":0,"content":"동료들이 죽었다."},{"id":1,"content":"셋, 다섯? 어쩌면 여섯일지도 모르지."},{"id":2,"content":"몇이든 이젠 상관없다."},{"id":3,"content":"시도 때도 없이 도시에 나타나는 신기술이라는 것들 때문에 전부 뒈져버렸으니까."},{"id":4,"content":"어떤 놈은 일자리를 잃어 굶었고, 어떤 놈은 살이 산산이 분해되어 죽었지. 그것도 아니라면, 기술의 부품이 되어 사람의 취급도 받지 못하거나."},{"id":5,"content":"하나 같이 성실한 놈들이었다. 나 따위와 친하게 지내주는 게 내심 고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id":6,"content":"…물론 내색한 적은 없었지만."},{"id":7,"content":"나는 운이 좋았지."},{"id":8,"content":"적어도 밀려오는 기술의 물결에 어어 거리다가 죽어버리진 않았으니까."},{"id":9,"content":"도망치듯 떠나와서 뒷골목에 버려진 우산 같이 떠다니던 나를 받아주었지만…"},{"id":10,"content":"역시 내게는 과분한 인연들이었나."},{"id":11,"content":"결국 모두, 물에 젖은 종이가 찢겨나가듯 사라지더군."},{"id":12,"content":"그리고 그걸, 쳐다만 봤다는 후회와 굴욕감에 미치도록 열이 치받더라고."},{"id":13,"content":"어쩌면, 정말 그 사람들 말처럼 기술이라는 게 없었다면."},{"id":14,"content":"지금쯤 죽지 않을 수 있었을 놈들과 뒷골목 주점에서 한껏 웃으며 노닥거릴 수 있었겠지."},{"id":15,"content":"그래서 나는 이번에야말로 확실히, 그리고 진심을 다해 부수고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id":16,"content":"사람을 편하게 만들려고 생겼다는 기술, 과학 따위가 결국 사람을 죽인다니. 그런 건 처음부터 존재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id":17,"content":"남은 우리는, 한때 기술의 첨단에 서 있던 추락해 썩은 날개의 시체를 파헤치고 들어가, 그토록 저주하는 기술의 결과물, E.G.O라는 것을 걸쳤다."},{"id":18,"content":"같잖게도, 기술 따위에도 마음 같은 것이 있는지. 이걸 걸치자마자 춥고 어두운 기분이 확 들이쳤어."},{"id":19,"content":"끊이지 않는 우울감이 맴돌았지. 하지만 그러면서도 나와 비슷하단 생각이 들어버렸지 뭐야."},{"id":20,"content":"어쩌면 이것도, 어느 날의 나처럼… 내쫓겨지고 버려진 누군가의 친구일지도 모르잖아."},{"id":21,"content":"그렇게 생각하니까, 하. 싸울 맛이 좀 나더군."},{"id":22,"content":"빌어먹을 기술을 지키려는 놈들을 해치우고,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게 전부 담가 버릴 수 있었어."},{"id":23,"content":"그런다고 해서, 동료들이 돌아오는 건 아니겠지만."},{"id":24,"content":"적어도 우리와 비슷한 일을 겪을 사람이 생기는 일은 줄어들겠지."},{"id":25,"content":"하지만…"},{"id":26,"content":"일이 끝나면, 결국 내가 혼자라는 사실이 시리도록 와닿더군."},{"id":27,"content":"결국 습하고 어둑한 골목 어딘 가를 서성거리고…"},{"id":28,"content":"그곳이 아니면 잠을 청하기 어려운 처지가 되었지."},{"id":29,"content":"젠장, 결국 나도 이 E.G.O라는 기술에 반대로 당해서 끝장날 처지인 걸까."},{"id":30,"content":"웃기지도 않는군."},{"id":31,"content":"…이제 됐어. 생각해 봐야 답도 나오지 않고."},{"id":32,"content":"어차피 여기서 벌인 일만 끝내면 당당히 돌아갈테니까…"},{"id":33,"content":"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기만 한다면… 다시…"},{"id":34,"content":"너도 이제 저리 가. 괜히 관심 줄 생각 하지 마라."},{"id":35,"content":"나한테 친구들이라곤 더 이상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