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List":[{"id":0,"place":"에이해브 사무실","model":"에이해브","content":"너희끼리도 쉽사리 결정을 못 내리고 있나 보군."},{"id":1,"model":"에이해브","content":"당연하지. 조금만 생각을 해본다면 내가 내세우는 조건은 전부 너희에게 절박할 정도로 필요하고 맞아 떨어진다는 걸 알 수 있으니까."},{"id":2,"model":"에이해브","content":"하지만 바로 그런 기가 막힌 우연적인 기회들을 운명이라고 하는 거다!"},{"id":3,"model":"에이해브","content":"운명이 다가왔을 때 쥐어 잡는 것부터 배워야겠군. 여기 뱃사람들은 모두 그걸 알고 있지."},{"id":4,"model":"싱클레어","content":"으윽…"},{"id":5,"content":"싱클레어가 몸을 살짝 떨어 댔다."},{"id":6,"content":"바로 눈앞에서 우연히, 다른 배들 사이에 끼여 묵사발이 될 뻔하기도 했고."},{"id":7,"content":"우연히 찾은 배에서 마주한 매달린 인어들이나, 우연히 마주한 파도에서 나타난 고래와 부산물…"},{"id":8,"content":"이 모든 우연의 순간들이 수감자들에게 스쳐 지나갔을 것이다."},{"id":9,"model":"이스마엘","content":"모두 들여다보는 듯한 말 꼬락서니는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네, 당신."},{"id":10,"model":"이스마엘","content":"함부로 착각하지 마. 당신과 함께 움직일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 난 지금도 당신을 잘근잘근 씹어 먹고 싶은 심정이야."},{"id":11,"model":"에이해브","content":"하하핫! 정말 훌륭한 표정으로 뱃사람다운 말을 내뱉을 수 있게 되었군, 이스마엘!"},{"id":12,"model":"이스마엘","content":"당신이 내 이름을 기억해 줄진 몰랐는데."},{"id":13,"model":"에이해브","content":"어떻게 모를 수 있겠나."},{"id":14,"model":"에이해브","content":"내가 이 고래에게 삼켜지기 직전… 넌 난파된 뱃조각 틈바구니에서 내 이름을 목청껏 불렀지. 하. 어제처럼 생생하게 들려오는군."},{"id":15,"model":"이스마엘","content":"……."},{"id":16,"model":"에이해브","content":"그때 나는 네 눈을 보았고, 찰나였을지라도 네 마음속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었지."},{"id":17,"model":"에이해브","content":"네가 그토록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id":18,"content":"에이해브가 성큼성큼 이스마엘에게 다가온다."},{"id":19,"content":"이스마엘은, 피할 생각도 없는 듯 핏발 선 눈초리로 그자를 응시한다."},{"id":20,"model":"에이해브","content":"그러니, 네가 원하는 걸 내어주겠다."},{"id":21,"content":"목소리가 은밀하고도… 진솔했다."},{"id":22,"model":"이스마엘","content":"허, 또 무슨 헛소리를 늘어놓을지."},{"id":23,"model":"이스마엘","content":"내가 바라는 건…"},{"id":24,"model":"에이해브","content":"나의 심장이지."},{"id":25,"model":"이스마엘","content":"…!"},{"id":26,"model":"에이해브","content":"있잖나, 이스마엘. 나는… 네 인생 최대의 소원이 탄생하는 모습을 제일 처음, 유일하게 목도한 사람이야."},{"id":27,"model":"에이해브","content":"그때 네 안에서 깨어난 단 한 가지의 집념이 악에 받친 시선과 고함으로 사정없이 나를 찌르고 있었거든."},{"id":28,"model":"에이해브","content":"아마 너는 그 생각만으로 버티며 이곳까지 온 거겠지?"},{"id":29,"model":"에이해브","content":"저들이 찾겠다는 황금가지? 넌 그런 것 따위 안중에도 없지. 그렇고 말고."},{"id":30,"model":"에이해브","content":"네게는 나의 심장이 황금가지요, 보물 상자이자 금화일 테니."},{"id":31,"model":"에이해브","content":"나는 알았지. 너는 여전히 훌륭한 뱃사람에 작살잡이라는 걸."},{"id":32,"model":"에이해브","content":"나와 눈을 처음 마주칠 때부터 열렬한 원한이 담긴 시선으로 나를 찔러댔잖나? 단 한 순간도 피하는 일 없이."},{"id":33,"model":"에이해브","content":"역시 너는 작살잡이에 가장 어울려! 내가 고래였다면, 나서서 네게 심장을 바쳤을 거다."},{"id":34,"model":"이스마엘","content":"심장을… 주겠다고."},{"id":35,"model":"에이해브","content":"그 말이 허풍이 아니라는 건 네가 더 잘 알겠지, 이스마엘! 너는 내 뭉쳐진 이 열망이 어디를 향하는지 잘 아니까!"},{"id":36,"model":"에이해브","content":"내가 이 고래의 심장을 터뜨려 주게만 한다면…!"},{"id":37,"model":"에이해브","content":"그렇다면 나는 네게, 기꺼이. 내 목숨을 내놓겠다."},{"id":38,"model":"에이해브","content":"어떤 식으로 죽이던 방법은 상관 없어. 그대로 받아들여 주지."},{"id":39,"model":"이스마엘","content":"하…"},{"id":40,"content":"에이해브가 이스마엘의 작살을 가져다가 자신의 목에 가져다 댄다."},{"id":41,"model":"이스마엘","content":"…!"},{"id":42,"model":"에이해브","content":"자! 지금이라도 내 동맥을 끊어내고 싶지 않나?"},{"id":43,"model":"에이해브","content":"내가 목적을 달성한다면, 이렇게! 동맥이 가장 잘 보이고 튀어나올 수 있도록 목도 친절히 꺾어줄 수 있어."},{"id":44,"model":"에이해브","content":"이 날카롭게 다듬어진 작살! 어떻게 든 고통스럽게 나를 죽이는 생각을 하며 매일 밤을 갈았겠지! 그것이 사명이자 운명처럼 느껴왔을 거다! 마치 나처럼!!!"},{"id":45,"model":"에이해브","content":"내가 누구보다 너를 잘 이해하지! 그 애절한 마음을, 증오스러운 나날을!"},{"id":46,"model":"이스마엘","content":"그래… 지금 당장이라도 너를 찢어 죽이는 걸 간신히 참고 있어."},{"id":47,"model":"에이해브","content":"하지만 하지 않지."},{"id":48,"model":"이스마엘","content":"……."},{"id":49,"model":"에이해브","content":"너는 너무 잘 알거든. 시퍼런 날이든 작살이 목에 나 있는 솜털을 긁고 있는 지금 이 순간조차!"},{"id":50,"model":"에이해브","content":"날 죽이기엔 네가 너무 약하다는 걸 알아."},{"id":51,"model":"에이해브","content":"불쌍하고, 영리하기까지 하지… 제 주제를 너무 잘 알잖아."},{"id":52,"model":"에이해브","content":"참 다행이야, 네가 멍청해서 이렇게 굴러들어 오는 기회를 걷어차는 한심한 선원이 아니라는 게."},{"id":53,"model":"에이해브","content":"창백한 고래를 죽이기만 한다면, 내 손으로 끝을 낼 수 있다면… 그다음의 나는 어떻게 되던 상관 없어."},{"id":54,"model":"에이해브","content":"굴러들어 온 심장을 꿰뚫어라, 이스마엘."},{"id":55,"model":"에이해브","content":"나의 모든 것은 그때 완성 돼. 그 이후는 어떻게 하든 상관없다."},{"id":56,"model":"이스마엘","content":"하… 하하… 하…"},{"id":57,"content":"이스마엘은 계속해서 웃어 댔다."},{"id":58,"content":"우리에게 하던 것처럼 서슬 퍼런 독설을 내뱉지도, 냉철하고 이성적인 비판으로 맞서지도 않았다."},{"id":59,"content":"눈을 에이해브의 눈동자에 그대로 고정한 채 입만을 크게 벌려 웃을 뿐이었다."},{"id":60,"model":"에이해브","content":"좋아, 좋은 눈이야…"},{"id":61,"model":"에이해브","content":"네 대답이 벌써 보여. 머릿속에는 이미 들렸지."},{"id":62,"model":"이스마엘","content":"그래… 당신의 마지막 항해를 즐기길 바라지, 에이해브."},{"id":63,"model":"이스마엘","content":"그리고 모든 걸 바쳐서 심장이 터질 때까지 살아남아."},{"id":64,"model":"이스마엘","content":"그렇게 완성된 당신을 기쁜 마음으로 쳐 죽여줄 테니."},{"id":65,"model":"에이해브","content":"아핫, 아하하하!!"},{"id":66,"model":"에이해브","content":"그래, 뱃놈이 목표를 가졌으면 그런 눈이여야지!"},{"id":67,"model":"에이해브","content":"실망시키지 않는다, 이스마엘. 꿰뚫을 보람이 있는 용암고래보다 뜨거운 피를 토해내며 펄떡이는 심장이 되어 주지."},{"id":68,"model":"이스마엘","content":"하, 하하핫!!"},{"id":69,"content":"두 사람이 웃는 모습에선 공포스러운 감각이 흘러나와서, 수감자들이나 나나 무어라 끼어들지도 못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게 되었다."},{"id":70,"content":"그 웃음소리들이 서로 너무 닮았다는 생각도 들었다."},{"id":71,"content":"어떤 것이 이스마엘의 목소리고, 어떤 것이 에이해브의 목소리인지도 모를 정도로."},{"id":72,"content":"그때 내가 든 생각이 어땠는지… 나는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다."},{"id":73,"content":"마땅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어쩌면…"},{"id":74,"model":"단테","content":"<…….>"},{"id":75,"content":"이스마엘이 그 제안을 승낙하지 않기를 바랬던 것일지도 모른다."},{"id":76,"place":"피쿼드타운","model":"스타벅","content":"심장에 가는 항해에 동참하기로 했다면서?"},{"id":77,"model":"스타벅","content":"든든하네. 이렇게 흰 부분 없이 팔팔한 사람들이 같이 해준다니."},{"id":78,"model":"스타벅","content":"아… 그러고 보니, 너희는 어떻게 멀쩡한 거야?"},{"id":79,"model":"스타벅","content":"어떻게 이 창백한 고래의 영향을 하나도 받지 않을 수 있지?"},{"id":80,"content":"스타벅이 흥미로운 듯 물어왔다."},{"id":81,"model":"돈키호테","content":"그건! 읍…?!"},{"id":82,"model":"그레고르","content":"…그런 사정이 있어. 운이 좋았달까."},{"id":83,"content":"그레고르가 적당히 얼버무려 주었다. 돈키호테의 입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