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taList": [ { "id": 0, "place": "자아심도 - 미로", "content": "산초는…" }, { "id": 1, "content": "둘러보라던 돈키호테의 말을 따르려는 것인지, 돋아난 미로 안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 { "id": 2, "model": "가시춘", "content": "……." }, { "id": 3, "model": "가시춘", "content": "저 혈귀가, 아까 날 구했던 오빠의 친구와 같은 사람인 거 맞지?" }, { "id": 4, "model": "홍루", "content": "응, 같은 사람이야." }, { "id": 5, "model": "오티스", "content": "돌았나? 저자 입에서 나온 소리를 듣지 못했어? 돈키호테라는 자는…" }, { "id": 6, "model": "홍루", "content": "음… 하지만, 제가 보기엔 역시 같은 사람인걸요." }, { "id": 7, "content": "홍루가 확신에 차서 대답한다." }, { "id": 8, "content": "어쩌면 확신보단 홍루 본래의 말투가 그랬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의심하거나 고민할 법한 상황에도 홍루는 실없다고 느낄 정도로 평온한 대답을 아무렇지 않게 했으니까." }, { "id": 9, "content": "하지만… 의외로 그 대답들이 어긋났던 적이 많지는 않았던 것도 같다." }, { "id": 10, "content": "오늘도… 그랬으면 한다." }, { "id": 11, "content": "그렇게 믿으려 한다." }, { "id": 12, "model": "오티스", "content": "젠… 장… 어떻게 이런 물러터진 인간들만 주위에… 저것이 금방이라도 돌변하면…" }, { "id": 13, "model": "단테", "content": "<오티스.>" }, { "id": 14, "model": "오티스", "content": "…말씀하십시오." }, { "id": 15, "content": "오티스는 금방 정중한 자세를 취하고 나를 바라보았지만, 그 표정에는 미묘한 불안과 불신이 숨어 있는 것만 같았다." }, { "id": 16, "content":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유가 어떻든, 수감자들에게 이야기를 숨긴 것은 사실이니까." }, { "id": 17, "content": "특히나 그런 것에 민감할 오티스라면 더욱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겠지." }, { "id": 18, "content": "하지만, 그런 오티스이기에…" }, { "id": 19, "model": "단테", "content": "<지금부터 우리는 돈키호테… 아니, 저 산초를 따라갈 거야.>" }, { "id": 20, "model": "오티스", "content": "그건…" }, { "id": 21, "model": "단테", "content": "<미안, 끝까지 들어줘.>" }, { "id": 22, "model": "오티스", "content": "…예. 실례했습니다." }, { "id": 23, "model": "단테", "content": "<네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든 걸 알 수는 없어도, 네가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는 건 알 수 있어.>" }, { "id": 24, "model": "오티스", "content": "……." }, { "id": 25, "model": "단테", "content": "<머지않아서, 네게도 여러 이유를 찬찬히 설명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 { "id": 26, "model": "단테", "content": "<내가 작전을 성공할 방법이라고 믿고 있는 길을, 따라와 줬으면 좋겠어.>" }, { "id": 27, "content": "오티스의 불만은 더 근본적인 부분일 것이다." }, { "id": 28, "content": "단순히 정보를 숨겼다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나와 자신, 더 나아가 작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더 끔찍하다고 느낄 수감자." }, { "id": 29, "content": "그렇다면 그 부분에 문제가 없다고 말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일 것이다." }, { "id": 30, "model": "단테", "content": "<결국 지금까지의 모든 작전은 나와 황금가지가 공명하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 문제 해결의 열쇠였어.>" }, { "id": 31, "model": "단테", "content":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거야… 아니, 다르지 않아.>" }, { "id": 32, "model": "오티스", "content": "…관리자님께서 그렇게 명하신다면." }, { "id": 33, "model": "오티스", "content": "따르겠습니다." }, { "id": 34, "model": "단테", "content": "<억지 부려서 미안해…>" }, { "id": 35, "model": "오티스", "content": "…작전의 성패와는 관계없이, 그리고 그 근거가 충분한지를 떠나… 이 오티스, 직위에 굴복한 것이 아닙니다." }, { "id": 36, "model": "오티스", "content": "제가 불안 요소라 판단한 부분에 대해 관리자님께서 이해하고 그것을 설명하려 노력하셨기에… 관리자님의 혜안을 따르겠다고 생각한 것뿐입니다." }, { "id": 37, "model": "오티스", "content": "혹은 과거에 행하던 것을 무의식적으로 떠올리시는 걸지도." }, { "id": 38, "model": "단테", "content": "<뭐,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지만…>" }, { "id": 39, "model": "오티스", "content": "저놈이나 관리자님이나… 기억이 사라진 통에 골치 아픈 일이 정말 많군요…" }, { "id": 40, "model": "홍루", "content": "도시에는 기억을 없애버릴 방법이 워낙 다양하니까요." }, { "id": 41, "model": "가시춘", "content": "…그렇지. 알려진 것만 따져봐도 기억을 없애는 것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 }, { "id": 42, "model": "가시춘", "content": "가장 보편적인 건, 기억을 회수하기 위해 다른 물건, 혹은 사람에게 옮기는 방법. 특정 도시에서는 아예 상품으로 내놓기도 해." }, { "id": 43, "model": "가시춘", "content": "두 번째는 영원히 파쇄시키는 방법. 가장 저렴하지. 하지만 의도하지 않는 기억까지 건드려지는 부작용이 심해서 뒷골목의 거주자가 주로 찾아." }, { "id": 44, "model": "가시춘", "content": "그리고… 알려지지도 않았고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마지막 방법." }, { "id": 45, "model": "가시춘", "content": "망각의 강물, 혹은… 레테라고 부르지." }, { "id": 46, "model": "가시춘", "content": "이 강물을 마시면 기억은 의식 저편으로 묻어둘 수 있게 돼. 꿈속의 기억처럼 아득하고 희미하게." }, { "id": 47, "model": "홍루", "content": "시춘, 네가 지금까지 찾고 있는 게… 그것이었구나." }, { "id": 48, "model": "가시춘", "content": "정확히는 망각의 강이 있는 곳 어딘가에 있는 다른 강이야." }, { "id": 49, "model": "가시춘", "content": "나는 그 강물이 어르신들이 그토록 찾아다니던 정신의 불사와 관련 있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어." }, { "id": 50, "model": "홍루", "content": "불로불사 말이지?" }, { "id": 51, "model": "가시춘", "content": "그래. 지긋지긋한 그거." }, { "id": 52, "content": "어쩌면 내 기억도… 저런 방식으로 없어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 { "id": 53, "content": "희미하게 남아있는 것이 아닌 송두리째 뽑혀 나간 상태니까…" }, { "id": 54, "content": "사람 혹은 물건에게 옮겨져 있거나…" }, { "id": 55, "content": "소거되어 영원히 찾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말이 된다." }, { "id": 56, "content": "물론 누가, 어떤 이유로 그런 방법을 썼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 { "id": 57, "model": "가시춘", "content": "……." }, { "id": 58, "content": "가시춘은 시시각각 째깍거리고 있는 내 쪽을 흘긋 바라보다 다시 홍루에게 시선을 돌렸다." }, { "id": 59, "model": "가시춘", "content": "그래서 내게는 바리라는 자가 남긴 흔적들이 굉장히 소중해." }, { "id": 60, "model": "가시춘", "content": "그리고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내 눈엔 보여. 그자가 이곳에 남겼던 옛 흔적들이." }, { "id": 61, "model": "가시춘", "content": "오빠에게도 중요한 정보잖아. 우리가 후계자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르신들이 원하는 그 불로불사의…" }, { "id": 62, "content": "말을 무언가 이으려고 하던 가시춘이 멈춘다." }, { "id": 63, "model": "홍루", "content": "응. 우리는 여기서 헤어져야 한다는 소리구나." }, { "id": 64, "model": "가시춘", "content": "응." }, { "id": 65, "model": "로쟈", "content": "벌써 가는 거야?" }, { "id": 66, "model": "홍루", "content": "길이 갈라졌으니, 헤어질 시간이네요." }, { "id": 67, "model": "가시춘", "content": "…오빠의 친구가 정말 망각의 강물을 마셔서 기억이 사라졌던 거라면…" }, { "id": 68, "model": "가시춘", "content":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태일 것 같아. 꿈속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했던 어렴풋한 장면들을 나의 과거라고 인정해야 하는 것이라면…" }, { "id": 69, "model": "홍루", "content": "맞아, 슬프고 복잡할 거야." }, { "id": 70, "model": "홍루", "content": "꿈속의 내가 나인지, 꿈에서 깬 내가 나인지 통 모를 테니까." }, { "id": 71, "model": "홍루", "content": "하지만 나비든 뭐든 다시 날아가겠지." }, { "id": 72, "model": "홍루", "content": "말해줘서 고마워, 시춘." }, { "id": 73, "model": "가시춘", "content": "…그래. 어쩌면 마냥 뜬구름 위에서 지내고 있는 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네. 오빠." }, { "id": 74, "model": "가시춘", "content": "머지않은 시일에 다시 보자. 아마 그렇게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 }, { "id": 75, "model": "단테", "content": "<…….>" }, { "id": 76, "model": "홍루", "content": "시춘이 그렇게 말한다면, 그렇게 되겠지." }, { "id": 77, "model": "가시춘", "content": "수고로우니까 인사는 생략하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