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taList": [ { "id": 0, "place": "가주 심사 최후의 방", "content": "몰아치듯 우리를, 그리고 홍루를 제압하던 가치우는… 조금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 { "id": 1, "content": "다만 그가 전력을 다해 우리를 죽이려는 것이 아니란 사실은 확연하게 느껴진다." }, { "id": 2, "content": "가치우는 여전히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 { "id": 3, "content": "하지만… 더 이상의 시간을 내줄 생각은 없어 보이기도 했다." }, { "id": 4, "model": "에고가환", "content": "기왕 치는 거… 좀 더 시원시원하게 내지르는 것이 어떤가?" }, { "id": 5, "model": "에고가환", "content": "하릴없이 붙어있기만 하는 그 쓸모없는 목을 치는 것도 좋을 테고." }, { "id": 6, "content": "가환이 이죽거렸지만 가치우는 숨을 몰아쉬고 있는 홍루를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 { "id": 7, "model": "가치우", "content": "…아직도 낼 답이 없는가." }, { "id": 8, "model": "다친홍루", "content": "저는…" }, { "id": 9, "content": "시간 속을 헤매는 사람처럼 홍루의 눈동자가 움직인다." }, { "id": 10, "model": "다친홍루", "content": "홍원에 필요한 것이라 하면…" }, { "id": 11, "content": "그사이에도 수많은 풍경이 스쳐 가는 듯 침묵은 이어졌다." }, { "id": 12, "model": "에고가환", "content": "뭘 그렇게 고심하는 척을 하는 거냐?" }, { "id": 13, "model": "에고가환", "content": "홍원이고 가주고 간에, 사실 네가 관심 있는 것은 딱 하나이지 않느냐." }, { "id": 14, "model": "에고가환", "content": "누군가 네 목을 대신 쳐주길 바라는 것." }, { "id": 15, "model": "에고가환", "content": "스스로 거둘 용기는 없지만 그렇다고 계속 싸워갈 마음 또한 없지." }, { "id": 16, "model": "에고가환", "content": "그것이야말로… 탐욕 그 자체란 걸 모르는 거냐, 가보옥?" }, { "id": 17, "place": "과거, 대관원 이홍원 마당", "model": "과거가환", "content": "…왜 살리지 않았지?" }, { "id": 18, "model": "과거가환", "content": "아니. 질문을 바꾸지." }, { "id": 19, "model": "과거가환", "content": "왜 그 애만 살린 것이냐… 가보옥!" }, { "id": 20, "model": "과거가환", "content": "임대옥, 그 아이도 공씨 가문이 모인 곳에 함께 있어야 했다." }, { "id": 21, "model": "과거가환", "content": "허나 그 아이는 그날, 건물과는 한참 떨어진 헛간 안에 혼자서 숨어 있었다지?" }, { "id": 22, "model": "어린홍루", "content": "……." }, { "id": 23, "model": "과거가환", "content": "가환은…" }, { "id": 24, "model": "과거가환", "content": "언제나 너를 부러워했어, 너도 알았겠지." }, { "id": 25, "model": "과거가환", "content": "이 대관원에서, 그 애가 앞으로 가지게 될 미래는 귀했다, 고작 너 따위가 붙들고 있는 미련한 일생보다!" }, { "id": 26, "model": "어린홍루", "content": "형." }, { "id": 27, "model": "어린홍루", "content": "사람은 필연코 죽기 마련이야." }, { "id": 28, "model": "어린홍루", "content": "꽃이 언제나 피어 있기를 바랄 수는 없어." }, { "id": 29, "model": "어린홍루", "content": "때가 되면 지기 마련일 테니." }, { "id": 30, "model": "과거가환", "content": "……." }, { "id": 31, "place": "가주 심사 최후의 방", "content": "무언가를 내뱉으려던 홍루의 입은 떠오른 기억과 함께 다시 다물어지고…" }, { "id": 32, "content": "그곳에는 평소와 같이… 구름 같은 말들이 가득 모여들었다." }, { "id": 33, "model": "다친홍루", "content": "그런 답이 설사 있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 { "id": 34, "model": "다친홍루", "content": "모든 것은 찰나에 불과하기에 이 안에서의 괴로움과 기쁨과 고통과 슬픔들은 모두 흘러갈 텐데요." }, { "id": 35, "model": "다친홍루", "content": "그러니… 홍원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안빈낙도(安貧樂道)일지도 모르겠네요." }, { "id": 36, "model": "다친홍루", "content": "주어진 것에 더는 바라지 않고, 덜어내려 하지도 않으며… 그저 받아들이는 것이 여한 없이 평안에 이르는 길일 테니까요." }, { "id": 37, "model": "가치우", "content": "빈곤한 삶일지라도 주어진 것에 만족한다면 마음이 평안에 이른다라." }, { "id": 38, "model": "가치우", "content": "허나, 가보옥. 네가 진정으로 빈을 논하고 있다 생각되지 않는다. 너는… 빈을 모르지 않나." }, { "id": 39, "model": "다친홍루", "content": "……." }, { "id": 40, "model": "가치우", "content": "네가 진정 빈을 안다면, 그 서글거리는 낯빛으로 감히 입에 담아서는 안 된다. 너나 나나 이곳 대관원의 모든 이들은." }, { "id": 41, "model": "가치우", "content": "그러니 나는 아직 네가 진심으로 답하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 "id": 42, "model": "로쟈다침", "content": "…맞는 말이야." }, { "id": 43, "model": "로쟈다침", "content": "주어진 걸 받아들인다는 건… 가난한 사람에겐 너무 힘들고 구차한 일이거든." }, { "id": 44, "model": "단테", "content": "<…….>" }, { "id": 45, "content": "홍루가 지나치고 있던 시간들을 같이 목도하고 있는 듯, 가치우의 얼굴에 짙은 어두움이 드리워진다." }, { "id": 46, "content": "그것은… 홍루가 내뱉어야 마땅할 어떤 말을 인내하며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 { "id": 47, "model": "가치우", "content": "다시 묻지." }, { "id": 48, "model": "가치우", "content": "홍원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 { "id": 49, "model": "가치우", "content": "그저 숨을 내쉬기만 반복하면서 죽고 사는 것에만 급급해하는 이들이 지녀야 할 것은." }, { "id": 50, "model": "다친홍루", "content": "홍원에는…" }, { "id": 51, "content": "어쩌면 아까보다 조금 더 긴 기다림이 스쳐 간 것도 같았다." }, { "id": 52, "place": "과거, 대관원 이홍원 마당",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떠난다고요, 대관원을?" }, { "id": 53,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결국… 제게는 그날의 어떤 답도 해주시지 않은 채로." }, { "id": 54,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이렇게… 떠나시는군요." }, { "id": 55,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 }, { "id": 56,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왜…" }, { "id": 57,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왜 계속 그렇게 웃고만 계시는 건가요?" }, { "id": 58,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아… 오라버니, 당신은…" }, { "id": 59,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파묻은 거군요." }, { "id": 60,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부디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 { "id": 61,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오라버니는 저를 버리고, 대관원을 버리고, 홍원을 버린 거예요." }, { "id": 62, "place": "가주 심사 최후의 방", "content": "홍루의 열린 입은 이내 그 속을 끝내 내뱉지 못하고 삼킨다." }, { "id": 63, "content": "그의 입은 평소처럼 매끄러운 곡선을 띈다." }, { "id": 64, "content": "아끼었던 수많은 것들을 흘려보낸 쓸쓸한 미소다." }, { "id": 65, "model": "다친홍루", "content": "홍원에는…" }, { "id": 66, "model": "다친홍루", "content": "수복강녕(壽福康寧)이 필요하겠네요." }, { "id": 67, "model": "다친홍루", "content": "오래 살고 복을 누리며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삶 말이죠." }, { "id": 68, "model": "가치우", "content": "뱉으려다 삼켜놓고, 대신 허울 같은 공갈을 내보내는군." }, { "id": 69, "model": "가치우", "content": "본래 말하려던 걸 말해라." }, { "id": 70, "model": "가치우", "content": "내가 듣고 싶은 것은 그것이다." }, { "id": 71, "model": "가치우", "content":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사는 것, 근심 걱정 없이 건강히 사는 것." }, { "id": 72, "model": "가치우", "content": "앞서 네가 말하였던 것들은 모두 답이 될 수는 있겠지." }, { "id": 73, "model": "가치우", "content": "만약 그 말들이, 진실로 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생각하여 비롯되었던 답이었다면, 나는 이대로 받아들이고 결론을 내었을 것이다." }, { "id": 74 }, { "id": 75, "model": "가치우", "content": "하지만…" }, { "id": 76, "model": "가치우", "content": "나는 아직 듣지 못했다." }, { "id": 77, "model": "가치우", "content": "네가 머뭇거리며 주저하다 끝내 뱉지 못한 그 단어." }, { "id": 78, "model": "가치우", "content": "깊게 파묻힌 그 한마디를." }, { "id": 79, "model": "다친홍루", "content": "저는…" }, { "id": 80, "model": "자로", "content": "주군. 표현하려 애를 쓰고 있으나, 저자는…" }, { "id": 81, "model": "가치우", "content": "물러나라, 자로. 더 혹독한 겨울을 주지 않으면, 아우의 푸름을 짐작할 길이 없겠구나." }, { "id": 82 }, { "id": 83, "model": "가치우", "content": "더 헤아려라. 깊게 파묻은 네 인의를 파헤쳐, 내게 보여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