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taList": [ { "id": 0, "model": "히스클리프", "content": "?! 뭐, 뭐야?!" }, { "id": 1, "content": "뒷골목을 잘 달리고 있던 버스가 갑작스레 멈춰 섰다." }, { "id": 2, "model": "카론", "content": "오늘은 여기서 멈출 거야." }, { "id": 3, "model": "파우스트", "content": "카론, 예정보다 조금 모자란 위치인 것 같은데요." }, { "id": 4, "model": "뫼르소", "content": "목표에 15% 정도 모자란 위치다. 이후 일정을 위해서는 적어도 3% 이상의 전진이 이상적이다." }, { "id": 5, "model": "카론", "content": "카론, 졸려. 훌륭한 버스 기사는 졸음 운전, 안 해." }, { "id": 6, "model": "히스클리프", "content": "알아 먹겠으니까, 갑자기 급 브레이크 밟지 말란 말이야!! 지금 몇 번째 인줄 알아?!" }, { "id": 7, "model": "돈키호테", "content": "음음, 히스클리프 씨가 코를 앞 좌석에 박은 게 벌써 네 번째니, 이 일도 벌써 네 번째 일 것이오!" }, { "id": 8, "model": "카론", "content": "졸리기 시작하자마자 운전대를 벗어나야 합니다, 라디오가 그랬어." }, { "id": 9, "model": "이스마엘", "content": "맞는 말이긴 하지만… 조금 융통성 있게 받아들일 필요도 있는 거 아닌가요." }, { "id": 10, "model": "홍루", "content": "후후, 말하는 사람에 따라서 평범한 말도 이렇게 재치가 있어지는군요~" }, { "id": 11, "model": "히스클리프", "content": "핫, 도련님도 나랑 같은 생각인가 보네. 제일 융통성 없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면 웃기다는 거." }, { "id": 12, "model": "이스마엘", "content": "…말 다했어요? 그렇게 따지면 저기 아직도 자기가 전쟁통 장교인 줄 아는 꼰대…" }, { "id": 13, "content": "이스마엘은 오티스 쪽을 향해 손가락질을 했고, 무표정이던 오티스의 주먹에 실시간으로 힘줄이 막 생겨나던 중이었다." }, { "id": 14, "model": "베르길리우스", "content": "하." }, { "id": 15, "content": "새겨진 공포라는 것은 이토록 무서운 것이구나." }, { "id": 16, "content": "익숙해질 법하지만… 아직도 가끔, 베르길리우스의 몸짓, 말투 하나에 버스 안에 시릴 정도로 정적이 흐르는 건 제법 무섭다." }, { "id": 17, "model": "베르길리우스", "content": "…뭐지? 잘들 조잘 거렸잖아. 계속 주둥이들 놀리지 그래." }, { "id": 18, "model": "히스클리프", "content": "오히려 당신이 깽판 치려고 한숨 쉰 거 아니었나?" }, { "id": 19, "model": "베르길리우스", "content": "기지개 핀 거다. 몸이 찌뿌둥해서 말이야…" }, { "id": 20, "model": "히스클리프", "content": "뭔…" }, { "id": 21, "model": "이스마엘", "content": "크흠…" }, { "id": 22, "model": "베르길리우스", "content": "하는 짓들이 제법 우습군. 종소리만 들으면 침을 흘려 대는 개의 꼴이라니." }, { "id": 23, "model": "히스클리프", "content": "……." }, { "id": 24, "model": "베르길리우스", "content": "불만 있으면 항상 그랬듯, 뒷칸 내 사무실로 오도록. 면담할 시간을 만들어 줄테니… 파우스트 씨, 나머지 정리를 부탁하지." }, { "id": 25, "model": "파우스트", "content": "네." }, { "id": 26, "content": "베르길리우스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카론과 함께 수감자들 사이를(정확하게는 뚫어지게 쳐다보는 시선 사이를)가로질러 버스 가장 뒷쪽에 섰다." }, { "id": 27, "model": "카론", "content": "열려라, 들깨." }, { "id": 28, "model": "베르길리우스", "content": "카론, 참깨다." }, { "id": 29, "model": "카론", "content": "카론도 알아. 어차피, 그런 주문으로 여는 거, 아니잖아." }, { "id": 30, "model": "베르길리우스", "content": "…그렇지." }, { "id": 31, "content": "시답잖은 농담이 오고 가는 사이, 버스 뒤를 전부 채우는 크기의 커다란 문이 천천히 열렸고…" }, { "id": 32, "model": "로쟈", "content": "벌써 몇 달은 됐는데도, 저건 볼 때 마다 기분이 묘하단 말이야…" }, { "id": 33, "model": "홍루", "content": "밖에서 보던 것 보다 안이 더 넓잖아요, 그쵸?" }, { "id": 34, "content": "버스의 뒷문이 열리자 그 안으로 널찍하고 좁으면서도 깊고 웅장한 복도의 경치가 드리웠다." }, { "id": 35, "content": "어디까지고 이어질 것만 같은… 끝없는 복도가." }, { "id": 36, "content": "그리고 복도 시야의 끄트머리에는 여기까지만이 끝이라는 듯, 고급스러운 봉으로 정해둔 진입 금지 표시와 끝이 보이지 않는 붉은 등들." }, { "id": 37, "content": "아늑해보이지만… 어딘가 드문드문 섬뜩한 감각이 올라오는 듯한 풍경." }, { "id": 38, "model": "그레고르", "content": "생각해보니… 저것도 날개의 특이점인가? 파우스트 씨, 당신은 알지 않아?" }, { "id": 39, "model": "파우스트", "content": "물론 알죠. 하지만 대부분 자세히 말할 수 없다는 것도 알지 않나요, 그레고르 씨." }, { "id": 40, "model": "그레고르", "content": "살갑게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 { "id": 41, "model": "료슈", "content": "여긴 복도다." }, { "id": 42, "model": "파우스트", "content": "맞아요. 복도죠." }, { "id": 43, "model": "그레고르", "content": "하아… 그래, 길게 쭉 이어져 있고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으니 복도긴 복도겠네." }, { "id": 44, "model": "료슈", "content": "알. 못." }, { "id": 45, "model": "그레고르", "content": "뭐라는 건지… 후, 그만두자. 나도 피곤하니까… 단테 씨, 빨리 그거나 해줘." }, { "id": 46, "content": "멍하니 그 공간의 끝을 바라보고 있다가, 그레고르의 말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 { "id": 47, "model": "단테", "content": "<아, 아… 그래.>" }, { "id": 48, "model": "파우스트", "content": "단테, 항상 하는 일이라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관리자의 승인은 중요한 절차입니다. 이해해주세요." }, { "id": 49, "model": "단테", "content": "<그렇게 까지 말 안 해도 괜찮아, 파우스트 씨…>" }, { "id": 50, "content": "나도 적당하게 대답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모두를 바라보며 버스의 앞쪽에 섰다." }, { "id": 51, "model": "단테", "content": "<수감자들의 업무 종료를 승인합니다.>" }, { "id": 52, "model": "파우스트", "content": "감사합니다. 지금부터 변동 가능성을 가진 최대 12시간의 수면 및 휴식을 시작합니다. 좋은 밤 되시길." }, { "id": 53, "content": "파우스트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수감자들은 저마다 앓는 소리를 내며 비적비적 앞으로 나아갔다." }, { "id": 54, "model": "그레고르", "content": "아이고~ 피곤하다…" }, { "id": 55, "model": "돈키호테", "content": "싱클레어 군! 오늘도 체스를 두지 않겠는가?!" }, { "id": 56, "model": "싱클레어", "content": "시, 싫어요… 돈키호테 씨, 질 것 같을 때 마다 이상 씨한테 훈수해 달라고 하잖아요!" }, { "id": 57, "model": "이상", "content": "사실과 다르오, 싱클레어 군. 그건… 내가 악수를 쳐다만 볼 수 없어…" }, { "id": 58, "model": "싱클레어", "content": "더, 더 나쁘잖아요!" }, { "id": 59, "model": "뫼르소", "content": "관리자 님, 고생하셨습니다. 금일 불침번은…" }, { "id": 60, "model": "단테", "content": "<아, 뫼르소. 고마워. 응, 오늘은 딱히 잠이 안 와서…>" }, { "id": 61, "content": "그 때, 오티스가 불쑥 끼어들었다." }, { "id": 62, "model": "오티스", "content": "관리자 님! 항상 말씀 드리는 것이지만, 피곤하시다면 불침번으로 언제든 저를…" }, { "id": 63, "model": "로쟈", "content": "자, 자. 부관 언니~ 들어가서 자자~" }, { "id": 64, "model": "오티스", "content": "관리자 님! 근무간 고생하…" }, { "id": 65, "model": "이스마엘", "content": "자~ 가시죠." }, { "id": 66, "content": "이스마엘은 작은 고갯짓으로 내게 인사를 하곤, 로쟈와 함께 오티스를 끌고 버스 뒷문 안으로 들어갔다." }, { "id": 67, "content": "그리고, 나와 파우스트 만이 남았다." }, { "id": 68, "model": "파우스트", "content": "다행이네요, 단테. 오티스 씨를 밀어 넣지 않으면 또 불침번을 양보해 달라고 꽤 오랫동안이나 보챘을 테니까요." }, { "id": 69, "model": "단테", "content": "<하하, 그런 편이지…>" }, { "id": 70, "content": "수감자들이 차례대로 들어가고 있는 복도 너머를 바라보며, 멍한 느낌으로 대답했다." }, { "id": 71, "content": "아까 로쟈가 들어간 문이 닫히고, 이번에는 이스마엘이 그 문을 열고 들어간다." }, { "id": 72, "model": "단테", "content": "<문을 열고 닫을 때 마다 다른 공간이 나타난다고 했나?>" }, { "id": 73, "model": "파우스트", "content": "네. 수감자들이 적절한 정신상태에만 있다면… 본인이 숙박하고 쓸 수 있는 적절한 공간으로 이어지죠." }, { "id": 74, "content": "숙박 공간… 저번에 창문으로 들여다 봤을 때는 그냥 수감실 같았지만 말이지." }, { "id": 75, "content": "그래도 그 안에서 씻고, 자고… 할 수 있는 것들은 내 방처럼 다 있다는 건데…" }, { "id": 76, "model": "파우스트", "content": "…그 외에도, 궁금한게 있으신가 보군요." }, { "id": 77, "content": "분명 시계에는, 눈도, 코도, 입도 없지만." }, { "id": 78, "content": "파우스트는 내게서 무언가를 읽어내는 것만 같다." }, { "id": 79, "content": "…어차피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수는 없겠지만…" }, { "id": 80, "model": "단테", "content": "<…그냥, 저 너머가 궁금해서.>" }, { "id": 81, "content": "나는 손가락으로 복도의 끝을 가리켰다." }, { "id": 82, "content": "대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알 수 없는, 복도의 너머를." }, { "id": 83, "model": "파우스트", "content": "…수차례 말씀드렸지만, 궁금해 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단테." }, { "id": 84, "content": "역시나, 파우스트는 대답보다는 옅은 한숨과 함께 복도로 향하기를 선택했다." }, { "id": 85, "content": "하지만, 어쩌면. 파우스트는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모든 걸 아는 파우스트니까." }, { "id": 86, "content": "…얼마 지나지 않아 복도 너머에 대한 것을 내가 알게 된다는 것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