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taList": [ { "id": 0, "place": "LCE 연구팀 실험동", "model": "다친베르길리우스", "content": "이번 일은 누구에게도 책임은 묻지 않겠습니다, 단테." }, { "id": 1, "model": "단테", "content": "<…….>" }, { "id": 2, "model": "다친베르길리우스", "content": "옛 제1권속이 3번 수감자 돈키호테에게 남겨준 로시난테라는 억제구에 대해 수집된 정보가 많지 않았던 탓에…" }, { "id": 3, "model": "다친베르길리우스", "content": "회사 측에서도 정확한 예측을 할 수가 없었을 테니." }, { "id": 4, "model": "다친베르길리우스", "content": "…그럼." }, { "id": 5, "content": "베르길리우스의 싸우는 모습을 자주 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가장 피곤해 보이는 모습을 한 그를 바라보며…" }, { "id": 6, "content": "나는 순순히 시계를 돌리기로 했다." }, { "id": 7, "content": "시간이 지난 후…" }, { "id": 8, "model": "돈키호테", "content": "……." }, { "id": 9, "model": "단테", "content": "<돈키호테… 정신을 아예 잃었던 거야? 혹은 기억이라거나…>" }, { "id": 10, "model": "돈키호테", "content": "나리, 기억에는…" }, { "id": 11, "model": "돈키호테", "content": "아무런 문제가 없었네." }, { "id": 12, "model": "돈키호테", "content": "신발을 벗자마자…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지." }, { "id": 13, "model": "단테", "content": "<…목소리였지?>" }, { "id": 14, "model": "돈키호테", "content": "…이번에도 본인을 본 것인가." }, { "id": 15, "model": "돈키호테", "content": "그래, 수많은 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더군." }, { "id": 16, "model": "이스마엘", "content": "목… 소리요?" }, { "id": 17, "model": "돈키호테", "content": "내… 가족들의 목소리였어." }, { "id": 18, "model": "싱클레어", "content": "하지만… 라만차랜드의 혈귀들은 이미…" }, { "id": 19, "content": "싱클레어가 조심스럽게 말을 흐렸다." }, { "id": 20, "content": "라만차랜드가 무너지면서 그 안에 있던 혈귀들은 전부 죽었다." }, { "id": 21, "content": "그건 즉, 돈키호테의 하위 권속 혈귀들 대부분이 죽었다는 소리기도 했다." }, { "id": 22, "model": "돈키호테", "content": "그건… 맞네, 하지만 그건… 뭐라고 설명할 수 없지만, 내… 피가 기억하고 있는 소리였어." }, { "id": 23, "model": "돈키호테", "content": "그중에는 낯익은 목소리도, 내가 한때 아끼던 자들의 목소리도 있었던 것 같아." }, { "id": 24, "model": "돈키호테", "content": "나의 바람과 상관없이 어버이의 자리에는 내가 앉게 되었네. 이미 앉아 있었다고 해야 바를까." }, { "id": 25, "model": "돈키호테", "content": "그와 동시에 본인에게… 지금까지 참아왔던 갈증뿐만 아니라, 자식들의 목마름까지 전부… 몰아치더군." }, { "id": 26, "model": "그레고르", "content": "갈증…" }, { "id": 27, "model": "돈키호테", "content": "그래, 내게도 갈증이 있었네." }, { "id": 28, "model": "돈키호테", "content": "혈귀니까, 당연한 이치겠지." }, { "id": 29, "model": "돈키호테", "content": "결과적으로 나는 그 무수한 압력들에 정신을 놓치게 되었고…" }, { "id": 30, "model": "돈키호테", "content": "수감자이자 동료인 돈키호테가 아니라, 상위 권속 혈귀… 돈키호테로서 그대들을 해치게 되고 만걸세." }, { "id": 31, "model": "싱클레어", "content": "돈키호테 씨, 이건… 당신 잘못이…" }, { "id": 32, "model": "돈키호테", "content": "아니, 그런 말은 이제 의미가 없네…" }, { "id": 33, "content": "돈키호테가 이젠 얌전히 묶여 있는 자신의 신발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 { "id": 34, "model": "호엔하임", "content": "상부에서는 자네에게 정기적으로 인공 혈액팩을 제공할 예정일세." }, { "id": 35, "content": "그때, 멀찍이서 무언가를 열심히 적어 내려가던 호엔하임이 슬그머니 걸어왔다." }, { "id": 36, "model": "호엔하임", "content": "일반 혈액과 성분도 비슷하고… 수급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 방향으로 말이지." }, { "id": 37, "model": "돈키호테", "content": "……." }, { "id": 38, "model": "호엔하임", "content": "설마 자네의 충동을 혈액의 섭취 없이 그저 정신력으로만 버텨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리라 믿네." }, { "id": 39, "model": "돈키호테", "content": "…실제로 본인은 지금까지 잘 참아오고 있었네만." }, { "id": 40, "model": "호엔하임", "content": "맞네. 그리고 그것이 언젠가의 LCB가 맞닥뜨리게 될 대형 폭탄의 불붙은 심지였기도 하지." }, { "id": 41, "model": "호엔하임", "content": "오늘 자네가 한 것처럼 그 억제구는 너무도 손쉽게 벗어버릴 수 있기도 하고." }, { "id": 42, "model": "파우스트", "content": "잠재적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일부러 실험을 강행했다는 건가요, 호엔하임." }, { "id": 43, "model": "후디히스", "content": "그렇다기엔 저 녀석은 그냥 순수하게 궁금증을 해소하려는 것 같았는데…" }, { "id": 44, "model": "호엔하임", "content": "타이밍이 적절했을 뿐일세. 늦든 이르든 비슷한 방법으로 위험 요소를 배제해야 했지. 이 정도의 위험 요소인 줄 알았더라면 강제 소환이라도 신청했을 걸세." }, { "id": 45, "model": "호엔하임", "content": "대신, 몰랐던 만큼 많은 정보를 얻을 순 있었지만." }, { "id": 46, "model": "돈키호테", "content": "……." }, { "id": 47, "model": "호엔하임", "content": "혈귀에 대한 보고서와 이번 실험 결과를 비교해 보면 몇 가지 분석을 할 수 있네." }, { "id": 48, "model": "호엔하임", "content": "가령, 자네가 겪었다는 하위 권속 혈귀 전체의 욕구가 포함된 갈증." }, { "id": 49, "model": "호엔하임", "content": "분명 라만차랜드에서의 사건으로 가문의 모든 권속은 죽음을 맞이했지만, 자네는 자식 되는 것들의 목소리를 들었을 걸세." }, { "id": 50, "model": "돈키호테", "content": "…무슨 이야기지?" }, { "id": 51, "model": "호엔하임", "content": "'피'에 담긴 강한 구속력." }, { "id": 52, "model": "호엔하임", "content": "LCD에서 보낸 협력 보고서에는 혈액이 단순한 열량 보급의 의미가 아니라, 무형의 가치까지 모두 함유한 무언가라고 하더군." }, { "id": 53, "model": "호엔하임", "content": "두루뭉술한 보고서라고 볼멘소리를 늘어놓자 그 현장 추리 팀장이라는 작자가 뱉어낸 내용이 또 놀라웠지." }, { "id": 54, "model": "호엔하임", "content": "그들의 욕구… 즉 갈증은 가문의 피에 녹아들고 새겨져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더군. 그것을 혼자 짊어지는 것은 무거운 일이니 가족을 늘려가며 그 중압감을 나눠 짊어짐이 일반적이지만…" }, { "id": 55, "model": "호엔하임", "content": "가문의 핏줄이 단 하나 생존한 상황에서 전부 나누어졌던 것이 한 점으로 합쳐졌을 때 이성을 유지하는 건 어려운 일일 테지." }, { "id": 56, "model": "호엔하임", "content": "가문의 권세를 다시 일으켜야 한다는 책임감, 중압감, 의무감…" }, { "id": 57, "model": "호엔하임", "content": "그리고 그것들이 어느 방향으로도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갈증, 갈증, 갈증…" }, { "id": 58, "model": "호엔하임", "content": "그런 무형의 가치가 자네들 혈귀에게는 혈액이라는 이름으로 보존되고 있다니 경이로울 수밖에." }, { "id": 59, "model": "호엔하임", "content": "갈증이라는 활자로는 이 정도의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상상하긴 어려웠지. 이것만은 내 패착일세." }, { "id": 60, "model": "돈키호테", "content": "……." }, { "id": 61, "model": "호엔하임", "content": "본능을 뿌리치려는 것에 대한 노력 자체는 존중하겠네. 하지만 지급받는 혈액팩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을 추천하지." }, { "id": 62, "model": "돈키호테", "content": "…알겠네." }, { "id": 63, "model": "돈키호테", "content": "하지만… 언젠가는… 로시난테에서 내리고…" }, { "id": 64, "model": "돈키호테", "content": "땅을 밟고 걸어 보고 싶군…" }, { "id": 65, "model": "호엔하임", "content": "그래도 한 가지 긍정적인 사실은 확실하게 정립할 수 있었지." }, { "id": 66, "model": "돈키호테", "content": "무엇을…" }, { "id": 67, "model": "호엔하임", "content": "신발을 벗어도, 그걸 죽을 때까지, 죽어서도 막아주는 자들이 있다는 것 말이야." }, { "id": 68, "model": "호엔하임", "content": "즉, 다른 부서에서 별도로 통제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뜻이지." }, { "id": 69, "model": "돈키호테", "content": "……." }, { "id": 70, "model": "호엔하임", "content": "결과를 직접 눈으로 보았으니, 보고서엔 이렇게 써야겠어." }, { "id": 71, "model": "호엔하임", "content": "아직 불안정한 상태지만… 본인의 노력, 그리고 주위 환경의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고." }, { "id": 72, "model": "호엔하임", "content":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노력을 가상하게 여기네." }, { "id": 73, "model": "호엔하임", "content": "해본 적이 없거든." }, { "id": 74, "model": "돈키호테", "content": "……." }, { "id": 75, "content": "돈키호테는 잠시 호흡을 고르더니, 평소의 순한 눈빛으로 돌아와 수감자들 앞에 섰다." }, { "id": 76, "content": "하지만, 아직 침울한 마음을 지울 수는 없었는지… 말투는 여전히 라만차랜드 때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 { "id": 77, "model": "돈키호테", "content": "모두들 미안하네. 앞으로는 로시난테를… 신발을 벗을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네." }, { "id": 78, "model": "후디히스", "content": "야, 방향이 잘못 됐잖아." }, { "id": 79, "model": "후디히스", "content": "언젠가 그 누런 운동화를 벗고 다닐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 { "id": 80, "model": "돈키호테", "content": "……." }, { "id": 81, "model": "돈키호테", "content": "그래야지." }, { "id": 82, "content": "피식, 하고 웃은 것 같기도 하다." }, { "id": 83, "model": "돈키호테", "content": "그런데, 나리." }, { "id": 84, "model": "돈키호테", "content": "혹시 본인에게 말해주지 않은 것이 있는가?" }, { "id": 85, "model": "단테", "content": "<뭐, 뭘?>" }, { "id": 86, "model": "돈키호테", "content": "……." }, { "id": 87, "model": "단테", "content": "<딱히… 없는 것 같은데.>" }, { "id": 88, "content": "파우스트와 눈이 마주친 건 우연이 아닐 테지." }, { "id": 89, "content": "이 선택이 옳은지는 알 수 없지만…" }, { "id": 90, "content": "잘했다는 듯 고개를 살포시 끄덕이는 모습에 더 이상 째깍거리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 { "id": 91, "model": "돈키호테", "content": "음… 그렇다면 되었소." }, { "id": 92, "model": "단테", "content": "<…….>" }, { "id": 93, "content": "다만, 아무 일 아니었다는 듯 돌아가는 돈키호테의 뒷모습에… 불안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