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List":[{"id":0,"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content":"두었습니다."},{"id":1,"model":"???","teller":"???","title":"???","content":"…오오. 그랬군."},{"id":2,"content":"갓을 쓴 아이의 앞에는 희고도 광택이 도는 도포를 입은 노인이 마주 앉아 있었어."},{"id":3,"content":"방은 아궁이 하나 때우지 않아 차가웠고, 호롱불도 켜지 않은 채, 그저 장지를 열어놓기만 했을 뿐이었지."},{"id":4,"content":"하지만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의 빛이 시릴 정도로 밝았기 때문에…"},{"id":5,"content":"두 사람이 앉은 자리와 희고 검은 바둑알들이 올라와 있는 반상까지 모두 선명하게 들여다보였지."},{"id":6,"content":"좌의정과 그 호위무사는 무거운 대국을 통해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어."},{"id":7,"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이거 미안하군. 내 다른 생각을 하느라."},{"id":8,"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호위무사","content":"괜찮습니다. 이 대국은 초읽기를 하지 않으므로."},{"id":9,"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허허허."},{"id":10,"content":"노인은 인자하게 웃어 보였어."},{"id":11,"content":"그러고는 한참을 말 없이, 통에 든 검은 바둑알을 잘그락 거리고 있었지."},{"id":12,"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호위무사","content":"개의치 않으셔도 됩니다. 가르침을 받는 입장에서 재촉할 마음은 없습니다."},{"id":13,"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그런 것 치고는 제법 조급해하고 있지 않은가."},{"id":14,"content":"잘각."},{"id":15,"content":"마침내 돌을 쥐락펴락했던 소리가 멈췄어."},{"id":16,"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햇수로 7년이 넘었는가."},{"id":17,"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호위무사","content":"그렇습니다."},{"id":18,"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호위무사","content":"좌의정 어르신의 호위무사로 살아온 지 7년하고도 4개월이 지나가는군요."},{"id":19,"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으음."},{"id":20,"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지금까지 곁에서 봐온 바로는 어떤가.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온 자네라면 곱게 만 자라온 나의 시야와 다른 것을 보았을 터."},{"id":21,"content":"아이는 바둑돌을 잘각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이내 부드럽게 말했어."},{"id":22,"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호위무사","content":"어르신이 가시려는 길은 어둡고 어려운 길입니다."},{"id":23,"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호위무사","content":"하지만 이 둥지와 깃털을 위해 흔들림 없는 결정을 하시는 분이라고 보았습니다."},{"id":24,"content":"노인의 눈썹이 가만히 내려앉았어. 아이의 대답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걸까."},{"id":25,"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그대는 예나 지금이나 끝까지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는군."},{"id":26,"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하기사, 그렇기에 내가 곁에 둘 수 있었던 것이겠지만."},{"id":27,"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호위무사","content":"죄송합니다. 부족한 답이었나 봅니다."},{"id":28,"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허허, 되었네. 죄송은 무슨."},{"id":29,"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나의 길을 따라오지 않고 우의정을 따랐다면, 그대는 운검의 자리도 노릴 수 있었을 재목일세."},{"id":30,"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S사에서 무의 길을 고른 자, 누구든 꿈꾸는 본국제일검의 자리 아니겠는가?"},{"id":31,"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그대 설마, 그러한 것에 뜻을 두지 않았다는 농을 하지는 않겠지."},{"id":32,"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호위무사","content":"저라는 검을 거두신 것은 좌의정 어르신이십니다."},{"id":33,"content":"아이는 찰나의 고민도 없이, 담담하게 대답했어."},{"id":34,"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호위무사","content":"그렇다면 거둔 검의 처우를 결정하는 것도 분명 좌의정 어르신의 뜻에만 달렸을 것입니다."},{"id":35,"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허, 이 사람. 어찌 이런 수를 두어도 장고 한 번 하지 않나."},{"id":36,"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호위무사","content":"고민의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았습니다."},{"id":37,"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id":38,"content":"노인, 좌의정은 한 편으론 기쁜 듯 입꼬리를 올렸지만, 그의 눈에는 어딘가 슬픈 듯한 구석이 남아있기도 했지."},{"id":39,"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그렇게 말을 해주니, 내 염치를 불고하고 부탁을 하지."},{"id":40,"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호위무사","content":"하명하십시오."},{"id":41,"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다음 주, 나는 이 상소를 올리려 하네. 그때까지만… 나를 지켜주게."},{"id":42,"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호위무사","content":"어찌 당연한 일들을 구태여 부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id":43,"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호위무사","content":"…아하, 이 일을 끝으로 저를 파직하실 뜻이신지."},{"id":44,"model":"좌의정","teller":"좌의정","title":"S사","content":"농이 많이 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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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추노꾼들은 S사 너머로도 반드시 쫓아가는 아주 지독한 놈들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 터!"},{"id":71,"content":"전통과 위계가 엄격한 S사에서는 고용인이 도망치거나 금기를 범했을 때, 추노꾼을 풀어 쫓게 만들지."},{"id":72,"content":"S사에서는 해결사가 추노꾼이라고 불린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야."},{"id":73,"content":"게다가 조정의 추노꾼은… 다른 날개의 금기 사냥꾼과 다를 바가 없어서, 그 누구보다 치명적이고 끈질기다는 걸 아이는 잘 알고 있었지."},{"id":74,"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content":"베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변하는 것은 없을 테니."},{"id":75,"content":"아이는 검을 집에 넣고, 차갑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해."},{"id":76,"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content":"다만 이것은 경고입니다."},{"id":77,"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content":"이 썩은 뿌리를 뽑아낼 누군가를 만날 수만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경고."},{"id":78,"model":"뫼르소","teller":"뫼르소","title":"???","content":"당신의 목 정도는 쉬이 베어낼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id":79,"model":"우의정","teller":"우의정","title":"S사","content":"뭐라…!"},{"id":80,"content":"그 말을 끝으로 아이는 새벽 공기 속 어딘가로 자취를 감췄어."},{"id":81,"model":"우의정","teller":"우의정","title":"S사","content":"여봐라!!! 당장 명망 높은 추노꾼들을 고용해서 저 놈과 관련 있는 자들을 모두 붙잡아라!"},{"id":82,"model":"우의정","teller":"우의정","title":"S사","content":"반드시 잡아다가 이 내 눈앞에 매달아 놓도록 해라!!!"},{"id":83,"content":"쩌렁쩌렁 울리는 그 소리를 뒤로 하고, 아이는 S사의 경계를 향해 계속해서 나아갔어."},{"id":84,"content":"S사에서 핍박 받고 있지만, 관직만을 유지하고 있던 친우들."},{"id":85,"content":"그리고 S사에서 검계로써 검을 휘두르던 자들을 데리고, 언젠가 다시 돌아올 그때를 고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