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taList": [ { "id": 0, "content": "생활관 안으로 희미한 빛이 스며드는 어느 오후." }, { "id": 1, "content": "아이는 묵묵히 사령관을 기다리며 동료 순록의 재잘거리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었어." }, { "id": 2, "model": "이스마엘",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이번 대리전이 성사되면 H사에서 이뤄진대요." }, { "id": 3, "model": "이스마엘",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거기서 구한 팜플렛인데… 한번 읽어보실래요, 홍루 씨?" }, { "id": 4, "model": "홍루",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음. 괜찮아요." }, { "id": 5, "model": "이스마엘",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아니. H사는 워낙 구조가 빽빽하고 길을 알기 어렵다고 하니까 미리 한번 읽어보시면 분명 도움이 될 거라니까요?" }, { "id": 6, "model": "홍루",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마음만 받을게요. 팜플렛을 읽지 않아도 H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으니까요." }, { "id": 7, "model": "이스마엘",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그래도 한번 읽어보는 게…" }, { "id": 8, "model": "홍루",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괜찮다고 했잖아!" }, { "id": 9, "model": "이스마엘",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 }, { "id": 10, "content": "아이의 성정을 떠올리면,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네." }, { "id": 11, "content": "본래라면 남에게 짜증을 내는 일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테지." }, { "id": 12, "content": "그래, 길가의 돌멩이를 보듯 무던히도 세상을 바라보던 아이지만…" }, { "id": 13, "content": "지금의 아이는 수많은 아이들 가운데서도 유난히 별난 존재야." }, { "id": 14, "content":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또 다른 자신을 죽여가면서까지 살아남은… 아이의 희박한 가능성이지." }, { "id": 15, "model": "홍루",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미안해요. 다음 약을 아직 못 받아서." }, { "id": 16, "content": "그럼에도 아이의 사과에는 변치 않을 따스함과 상냥함이 담겨 있어." }, { "id": 17, "content": "끊이질 않는 두통에 시달리면서도, 아이의 본성은 여전히 타인에 친절하려 해." }, { "id": 18, "model": "이스마엘",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아니, 뭘 사과하시는 건데요." }, { "id": 19, "model": "이스마엘",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저희 순록끼린 다 사정 알잖아요. 짜증 좀 낸 게 대수라고." }, { "id": 20, "model": "이스마엘",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방에 굴러다니는 빈 약통은 늘어가는데… 이 신경증은 좀처럼 낫질 않으니." }, { "id": 21, "content": "동료 순록의 투덜거림에 아이가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려던 순간." }, { "id": 22, "content": "생활실 문이 열리며 무리의 사령관이 들어왔어." }, { "id": 23, "teller": "사령관", "title": "R사 제 4무리", "content": "흠. 표정을 보아하니 약을 못 받았나 보군. 의뢰 전에 보급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지." }, { "id": 24, "model": "홍루",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와~ 감사해요, 사령관님." }, { "id": 25, "teller": "사령관", "title": "R사 제 4무리", "content": "…그런 말투를 쓸 거면 표정이라도 좀 풀라고 했을 텐데." }, { "id": 26, "teller": "사령관", "title": "R사 제 4무리", "content": "아무튼… 사전에 예고했던 대로 대리전 의뢰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 { "id": 27, "teller": "사령관", "title": "R사 제 4무리", "content": "위험도에 비해 보수가 생각보단 적지만…" }, { "id": 28, "model": "이스마엘",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든든한 자금줄이던 L사가 몰락했으니… 저희 제 4무리가 일을 가릴 처지는 아니죠." }, { "id": 29, "model": "홍루",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그리고 가장 먼저 저희를 찾아오셨다는 건… 이번에도 순록들이 먼저 투입되나 봐요." }, { "id": 30, "teller": "사령관", "title": "R사 제 4무리", "content": "그래. 순록팀이 먼저 지정 구역에 가서 사람을 정리한다." }, { "id": 31, "model": "이스마엘",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제 2무리 순록팀은 저번에 두 번째로 들어갔다던데요." }, { "id": 32, "teller": "사령관", "title": "R사 제 4무리", "content": "그건… 생긴 것만 비슷하지, 너희와는 성향도 공격 방식도 다르잖나." }, { "id": 33, "content": "다른 무리의 순록팀을 들먹이는 말에 사령관은 화제를 돌려, 다시 브리핑을 이어갔어." }, { "id": 34, "content": "애초에 겉모습이 비슷하더라도 무리가 다르다면 전혀 다른 팀이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지." }, { "id": 35, "teller": "사령관", "title": "R사 제 4무리", "content": "그다음엔 코뿔소가 시설을, 그리고 토끼가 마무리를 맡을 예정이지." }, { "id": 36, "model": "홍루",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가릴 것 없이 모두 빛내고 오면 되겠네요." }, { "id": 37, "teller": "사령관", "title": "R사 제 4무리", "content": "어떻게든 쓸모를 증명해라. 이대로 살처분 당하길 바라는 놈들은 한 마리도 없을 것 아닌가." }, { "id": 38, "content": "지역 섬멸." }, { "id": 39, "content": "R사의 계륵이라 불릴 만큼 단점과 조건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제 4무리지만…" }, { "id": 40, "content": "특기로 삼고 있는 섬멸 분야에서만큼은 여전히 수요가 있지." }, { "id": 41, "teller": "미쳐가는 뒷골목 주민", "title": "8구", "content": "히익… 안, 안 돼!" }, { "id": 42, "teller": "미쳐버린 뒷골목 주민", "title": "8구", "content": "머릿속에 갉아! 끄으으윽!!! 먹는다! 신경이! 뇌가!" }, { "id": 43, "content": "아이의 지팡이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올 때마다 수십 명이 머리를 부여잡고 미쳐버렸어." }, { "id": 44, "content": "원망 어린 끔찍한 절규. 터져 나오는 비명." }, { "id": 45, "content": "하지만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뇌파를 변환해 사방에 빛을 퍼뜨렸지." }, { "id": 46, "content": "섬멸 구역 안의 모든 사람들이 이성을 잃을 때까지, 엄습하는 두통을 견뎌가며 말이야." }, { "id": 47, "model": "홍루",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여러분의 터전은 코뿔소 분들의 육중한 돌진에 짓밟힐 테고." }, { "id": 48, "model": "홍루",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여러분의 목숨은 토끼 분들이 형체 하나 남기지 않고 뜯어먹을 거예요." }, { "id": 49, "model": "홍루",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그러니… 그렇게 되기 전에…" }, { "id": 50, "model": "홍루",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차라리 이 빛에 휩싸이시는 편이 더 나을 거랍니다." }, { "id": 51, "content": "아이는 이 지역의 사람들이 미쳐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 거야." }, { "id": 52, "content": "광기로 인해 비명을 지르다 스스로 무너져 내리는 것이…" }, { "id": 53, "content": "처참하게 짓밟히고 뜯기는 고통을 견디는 것보다 덜 괴로울 테니까." }, { "id": 54, "model": "홍루",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으윽…" }, { "id": 55, "content": "하지만 미치지 못한 아이에게 빛과 함께 스며드는 광기는 너무나 큰 고통인가 봐." }, { "id": 56, "content": "쉼 없이 몰아치는 소음과 정신을 놓은 이들이 뜯어낸 살점이 흩날리는 풍경 속에서… 아이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머리를 부여잡았어." }, { "id": 57, "content": "끊임없이 귓가를 울리는 이명. 뇌를 송곳으로 후벼파는 것 같은 두통." }, { "id": 58, "content": "조금씩 광인의 웃음소리를 흘리는 아이는, 그래도 믿는 구석이 하나 있는 모양이야." }, { "id": 59, "model": "이스마엘",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젠장. 벌써 오는 것 같은데… 후퇴 안 할 거예요?" }, { "id": 60, "model": "홍루",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시끄럽… 잖아요. 그냥, 이대로 있는 편이 나을 걸요." }, { "id": 61, "content": "동료 순록이 어이없다는 눈빛을 보냈지만…" }, { "id": 62, "content": "아이는 곧 자신을 집어삼켜 줄 고요함이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어." }, { "id": 63, "content": "피아를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파괴할 토끼와 코뿔소를." }, { "id": 64, "model": "이스마엘",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후. 저도 모르겠네요. 간만에 숙면을 취하려면 이게 맞는 걸지도." }, { "id": 65, "model": "홍루", "title": "R사 제 4무리 순록팀", "content": "……." }, { "id": 66, "content": "몇 번이고 죽고 다시 깨어난 순록들에게 죽음은 더 이상 두려운 것이 아니야." }, { "id": 67, "content": "오히려 시끄러운 머릿속을 잠재워줄 짧고 달콤한 휴식에 가까웠지." }, { "id": 68, "model": "히스클리프", "title": "R사 제 4무리 토끼팀", "content": "싱싱한 풀이 보이네!" }, { "id": 69, "model": "뫼르소", "title": "R사 제 4무리 코뿔소팀", "content": "슈트 가압… 실시." }, { "id": 70, "content": "피아를 가리지 않는 파괴가 시작되면, 아이는 더 이상 지팡이를 휘두르지 않고 눈을 감아." }, { "id": 71, "content": "얼마지 지나지 않아, 제 4무리의 섬멸은 아군인 아이까지 집어삼킬 테고…" }, { "id": 72, "content": "아이는 반가운 침묵 속에서 평온히 눈을 뜰 수 있을 테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