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taList": [ { "id": 0,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하루 동안 꺼내뒀는데도, 이 정도의 신선도라니." }, { "id": 1,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강박적일 만큼 섬세한 터치가 필요했을 텐데, 한 달만에 완벽히 익히셨네요." }, { "id": 2, "content": "건조한 조명이 내리쬐고 있는 하얀 갤러리의 안." }, { "id": 3, "content": "날카로운 기계손 안에는 펄떡거리는 선홍빛 심장이 들려있었어. 아이의 말대로, 방금 몸 안에서 꺼낸 것만 같이 윤기마저 흐르고 있었지." }, { "id": 4,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마에스트로 님의 가르침이라면, 조금도 낭비 없이 파우스트의 것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 { "id": 5,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파우스트는 천재니까요." }, { "id": 6,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과거에 수많은 스튜던트를 가르쳤지만, 이렇게나 빠르게 터득하는 건, 그 아이 이후로는 파우스트가 처음이거든요." }, { "id": 7,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심장을 조각하는 기법은… 더 이상 가르쳐줄 게 없답니다. 내일부터는 디테일로 넘어가죠." }, { "id": 8,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아. 작품은 또 파시아에게 양보할 생각인가요?" }, { "id": 9,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네. 파시아도, 그 작품을 온 장기로 느껴줬으면 해요." }, { "id": 10,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훌륭하군요… 과정과 결말까지 완벽하네요." }, { "id": 11, "content": "아이는 슬며시 눈을 감고 기쁜 듯이 입꼬리를 올렸어." }, { "id": 12, "content": "오래간만에 후학 양성을 하게 된 것도 즐겁지만, 그 대상이 흔치 않은 천재적인 흡수력을 가진 자였으니까." }, { "id": 13,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파시아는 언제쯤 완성될 것 같나요?" }, { "id": 14,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아직은 불확실하네요. 공들여 만들수록, 오히려 부족함이 느껴지는지라." }, { "id": 15,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마에스트로 님은… 티비아를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으셨나요?" }, { "id": 16,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깎아내고, 다듬는 것에만 10년을 보냈죠." }, { "id": 17, "content": "아이의 티비아를 내려다보는 눈빛은 자랑스러움이나 사랑스러움… 그 이상의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 같았지." }, { "id": 18,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티비아가 역작이라 불렸던 이유는… 그 가변성에 있답니다." }, { "id": 19,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상황에 맞춰 본능적으로 판단해 길이를 늘이고, 경도를 조절하는… 신체 특유의 무궁무진함을 그대로 간직한 작품이죠." }, { "id": 20,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약지에서 열렬한 반응을 끌어냈지만… 네. 안타깝게도 제 모든 육체를 쏟아부었기에 이만한 작품을 똑같이 다시 만들 수는 없었죠." }, { "id": 21,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가변성에만 초점을 두신다면, 탐미할 가치가 있는 다른 이의 신체를 이용하는 것도 선택지에 넣을 수 있지 않았을지." }, { "id": 22,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자신의 육체는 자신이 가장 잘 안답니다. 그리고 그 육체의 가능성과 한계도 말이죠. 다른 이들의 몸을 조각한들, 범작만 늘어갈 뿐이지 않겠나요?" }, { "id": 23,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마에스트로 님의 말씀이 맞군요." }, { "id": 24,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그러니… 시간을 들이는 것을 너무 아까워하지 마세요, 파우스트." }, { "id": 25,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뇌까지 흡수시킨 당신의 예술이라면, 시간을 들일수록 파시아는 더 완벽해질 테니까요." }, { "id": 26,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특히, 당신이 생각한 그 주제 의식은… 굉장히 도전적이면서도 철학적이라. 막상 완성된 그 물건을 보고 저도 어떤 생각이 들지 참 궁금해지는군요." }, { "id": 27,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감사합니다." }, { "id": 28, "content": "아이의 제자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지만, 금방 궁금해졌다는 말투로 입을 열었어." }, { "id": 29,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그런데 마에스트로 님." }, { "id": 30,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실례가 안 된다면… 그 눈과 머리카락만큼은 남겨두시는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요?" }, { "id": 31,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존재에 대한 고찰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여." }, { "id": 32,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아… 예리한 질문이네요." }, { "id": 33,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우선… 이 머리카락은 제 머리카락이 아니랍니다. 생체 섬유로 공들여 만든 일종의 의체죠." }, { "id": 34,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이것도 만드는 법을 가르쳐드리는 편이 좋겠네요. 혈관이나 힘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색감의 디테일과 선으로 만드는 깊이감을 배우기에 머리카락만 한 게 없거든요." }, { "id": 35,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그리고 눈은…" }, { "id": 36,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이것으로 담아낼 영감들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도 있지만…" }, { "id": 37,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제 시야를 통해 저의 일생과 작품을 감상해 주시는 고마운 관람객분들이 있으시거든요." }, { "id": 38,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관람객… 어딘가와 연결… 되어 있는 의체인 건 가요?" }, { "id": 39,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그렇지는 않아요. 이건… 내려받은 것이지만, 오직 제가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보옥이니까." }, { "id": 40,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후훗. 옛날엔 적적하셔서 바깥 구경이나 하려 넣어주셨나… 그렇게 생각했는데…" }, { "id": 41,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직접 연구하고 파헤치다 보니 깜짝 놀랐지 뭐예요. 정말, 영감님들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 있으셨던 거죠." }, { "id": 42,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아주 재밌는 걸 만들어주셨어요." }, { "id": 43,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그래서… 이 눈은 티비아의 재료로 삼지 않았답니다. 언젠가 그 쓸모를 다하기 위해서." }, { "id": 44,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흠… 그렇군요." }, { "id": 45,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도움이 좀 되었을까요?" }, { "id": 46,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아, 네. 연결이라는 부분에서 고민하고 있어 여쭌 것뿐이라." }, { "id": 47, "content": "제자의 궁금증이 전부 해소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아이는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였어." }, { "id": 48, "content": "아이도 알고 있었지. 자기 제자는 이미 성장해서 자신과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 { "id": 49, "content": "그러니 타인의 시선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 이상의 것이 필요할 리 없었겠지." }, { "id": 50,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그럼…" }, { "id": 51,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 { "id": 52, "content": "손목 부근에 깜빡거리는 불빛을 보며, 아이는 그렇게 말했어." }, { "id": 53,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아, 손님이 오셨나요?" }, { "id": 54,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네. 요즘 들어 복도에… 불청객이 자주 찾아오시네요." }, { "id": 55,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불청객… 이라 하심은." }, { "id": 56,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관람을 위해서 오시는 분들이 아니더군요. 전시품을 손상 시키거나 저를 공격하는 경우도 있어서 제법 곤란할 때도 있답니다." }, { "id": 57, "model": "파우스트", "title": "약지 제자", "content": "그런 것이라면 제가 도울 수 있지 않을지…" }, { "id": 58,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아뇨. 모든 결과는 겪어보지 않는다면 예견할 수 없는 일이지요." }, { "id": 59,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예의 없는 행동을 하시는 분들이 아니라면… 마침 갤러리에 새로운 작품도 전시했고, 차라리 큐레이팅을 해드리는 편이 좋겠죠." }, { "id": 60,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제가 이곳에 거취 하면서 시도했던 새로운 의도가 전달되었을지도 궁금하고요." }, { "id": 61, "content": "아이는 그렇게 말하며 슬며시 웃곤, 제자와 함께 커다란 나선 계단을 한 칸, 한 칸 내려갔어." }, { "id": 62, "content": "아이의 말대로." }, { "id": 63, "content": "여러 전시물이 놓여진 갤러리 안에는, 전신을 새파란 복장으로 휘감은 사람들이 들어와 있었어." }, { "id": 64, "content": "널찍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조심스러운 발걸음과…" }, { "id": 65, "teller": "???", "title": "불청객?", "content": "여기는 보고된 적이 있었나? 약지의 전시장 같은데." }, { "id": 66, "teller": "???", "title": "불청객?", "content": "아뇨, 아무래도 중간에 저희가 놓친 게 있는 것 같은데요… 첫 방문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 { "id": 67, "content": "긴장된 말투를 보았을 때, 아무래도 원해서 이 갤러리에 오게 된 건 아닌 것 같네." }, { "id": 68, "teller": "???", "title": "불청객?", "content": "또 모르지… 회수되지 않은 보고가 쌓였을 수도…" }, { "id": 69,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반갑습니다." }, { "id": 70, "teller": "???", "title": "불청객?", "content": "…!" }, { "id": 71,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최근 들어 같은 옷을 입으신 분들이 제법 방문해 주시네요." }, { "id": 72,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단체 관람을 예약하셨다면, 더 체계적인 큐레이팅을 준비해 드릴 수도 있었는데… 관심은 없으셨을까요?" }, { "id": 73, "teller": "???", "title": "불청객?", "content": "돌아오지 못한 쪽인 것 같군…" }, { "id": 74, "teller": "???", "title": "불청객?", "content": "바로 전투 준비를…!" }, { "id": 75,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논(non)." }, { "id": 76,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마음이 급하신 분들이네요." }, { "id": 77, "content": "파란 복장을 입은 외부인들은 아이의 등장에 즉시 무기들을 꺼내 들며 자세를 낮췄지만, 아이는 오히려 공격 의사가 없다는 듯 깊게 허리를 숙이며 고풍스러운 인사를 건넸어." }, { "id": 78,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이 갤러리의 주인, 마에스트로 홍루입니다." }, { "id": 79,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아무런 연고가 없는 분들이, 이 프라이빗 갤러리에 초대나 예약도 하지 않고 오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만…" }, { "id": 80,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아무렴, 예술을 소비할 창구가 넓어지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네요." }, { "id": 81, "teller": "???", "title": "불청객?", "content": "예술? 이… 뼛조각들이…" }, { "id": 82, "teller": "???", "title": "불청객?", "content": "자극하지 마세요, 선배님. 약지에서도 신체파라고 불리는 양식인 것 같습니다." }, { "id": 83, "teller": "???", "title": "불청객?", "content": "자기들의 작품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 어떤 행동을 할지…" }, { "id": 84,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아뇨, 훌륭하군요." }, { "id": 85,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완벽한 문외한이지만 제가 주도하는 사조의 이름을 알고 와주시다니." }, { "id": 86, "teller": "???", "title": "불청객?", "content": "괜… 찮은 겁니까?" }, { "id": 87,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고어 장르에 익숙한 분이 아니라면 신체파의 미학을 깨닫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 { "id": 88,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많은 사람이 예술에 취미를 들였으면 하지만 서도… 서글프게도 이렇게 이해해 주시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현실이죠." }, { "id": 89,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그래서 저는, 마에스트로가 된 순간부터 새로운 고찰에 돌입했답니다." }, { "id": 90,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여러분들이 생을 살아감에 있어… 스쳐지나가는 여러 사조들의 터치." }, { "id": 91,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그 터치를 모두 엮을 수 있는 걸작을 제 손으로 이루어 낸다면, 만인들이 감동할 수 있는 세기의 역작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 { "id": 92, "content": "아이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 { "id": 93, "content": "그 선택 때문에 사조의 중심을 지키지 못한다는 손가락질을 받고, 결국 주류에서 밀려 더 이상 아무도 찾지 않는 고루한 과거의 사람이 되어가더라도." }, { "id": 94, "content": "거미집에 오고 난 후에도, 일념 하나를 관철하기 위해 작품 활동을 멈춘 적이 없었지." }, { "id": 95, "content": "평범한 도시의 주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예술을 위해서." }, { "id": 96, "content": "그리고 그 결과는… 아이의 손끝에 붙잡힌 하나의 붉은 실에 달려있었어." }, { "id": 97,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이것은… 저에게 최초의 영감을 불어넣어 준 어느 소재의 오른쪽 발꿈치 힘줄을 세 번 꼬아 만든 끈이랍니다." }, { "id": 98,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작품의 테마는 해체와… 재창조." }, { "id": 99,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이제부터 이 끈에 연결된 수많은 작품의 사례를 함께하시면서… 점점 익숙해져 보도록 하죠." }, { "id": 100, "teller": "???", "title": "불청객?", "content": "…아." }, { "id": 101, "teller": "???", "title": "불청객?", "content": "갑자기 반응이 854개나 검출되는… 잠깐, 이게 전부 생체 조직이라는 건가요?" }, { "id": 102, "teller": "???", "title": "불청객?", "content": "천장 위, 바닥 아래, 천막 뒤, 기둥 안… 어디에나 있어." }, { "id": 103,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그리고 마침내 합쳐지는 순간을 함께 지켜보도록 합시다." }, { "id": 104, "content": "아이는 설레는 마음으로 천천히 그 줄에 힘을 주고…" }, { "id": 105, "content": "관객이 된 두 미아가 이야기한 사방의 공간들 속에선 드드득거리며 붉고 흰 무언가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지." }, { "id": 106, "content": "거미집에서 지냈던 시간 동안 갈고 닦은 아이의 연구는…" }, { "id": 107, "teller": "???", "title": "불청객?", "content": "역… 겨워." }, { "id": 108, "teller": "???", "title": "불청객?", "content": "이걸… 예술이라고 말하라고…?" }, { "id": 109,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벌써부터 포기는 말아주시길." }, { "id": 110, "content": "…실패한 걸지도 모르겠어." }, { "id": 111,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 { "id": 112, "content": "하지만 아이에겐 더 이상 그런 것들은 상관없을지도 몰라." }, { "id": 113, "content": "이미 그는 누군가의 인정을 갈구하던 시절은 이미 지난, 미쳐버린 과거의 마에스트로일 뿐이고." }, { "id": 114, "content": "자신의 생각을 긍정하지 않는다면, 그저 그 사람의 감각이 무딜 뿐…" }, { "id": 115, "content": "언젠가 알아보는 자가 나타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으니까." }, { "id": 116,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전시명, 신체 관극." }, { "id": 117, "model": "홍루", "title": "약지 아비", "content": "감상하시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