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List":[{"id":0,"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아니, 여기선 점으로 표현하는 게 옳다. 야수파의 방식대로 했다간 좌측이 너무 단순해지잖나. 혹시 그 멋대가리 없는 동물 탈을 쓰고 있어서 작품의 균형이 잘 안 보이는 건가?"},{"id":1,"teller":"야수파 조직원","title":"약지 야수파 스튜던트","content":"원색의 강렬함이 그저 단순함으로 보이나? 기계적으로 점만 찍어대는 점묘파의 생각은 딱 그 정도인가 보군."},{"id":2,"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기계적? 하. 색과 선에 매몰되지 않고 빛을 표현하는 점묘파의 기법은 기계적인 게 아니라 이성적인 거다."},{"id":3,"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그야말로 깊이감의 극한… 진정한 예술이라 말할 수 있지."},{"id":4,"content":"약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야."},{"id":5,"content":"서로 의견을 주고받음으로서 새로운 영감과 작품의 개선을 얻는 것은 분명 장점이지만…"},{"id":6,"content":"자존심 강한 약지의 조직원 사이에서 온건한 대화란 있기 힘든 일이었을 테지."},{"id":7,"teller":"입체파 조직원","title":"약지 입체파 스튜던트","content":"깊이로 따지면, 모든 면을 하나의 시선에 담은 우리 입체파의 기법이 네놈들보다는 뛰어나지 않나?"},{"id":8,"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뭐, 입체파의 예술에 깊이가 있는 건 인정하지."},{"id":9,"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하지만 그렇게 모든 사물을 해체시켜서야, 직관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본다만."},{"id":10,"content":"아이의 도발을 시발점으로 화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어."},{"id":11,"content":"자리에 일어서거나 삿대질하며, 저마다 자신이 속한 파벌의 예술성과 기법이 더 좋다고 외치기 시작했지."},{"id":12,"content":"그러던 중 아이에게 야수파의 조직원이 슬며시 의문을 던졌어."},{"id":13,"teller":"야수파 조직원","title":"약지 야수파 스튜던트","content":"…결국, 자네는 점묘파의 예술이 제일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id":14,"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그렇게까진 말하지 않았다고 보는데."},{"id":15,"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실제로 파벌에 상관없이 마에스트로의 작품은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아름답지 않은가. 내가 예술의 제일을 논할 수는 없지."},{"id":16,"content":"아이는 싸늘한 분위기를 수습하듯 말을 덧붙였어."},{"id":17,"content":"어찌 되었든, 이번 과제는 다른 파벌과 함께 진행해야 하는… 단체 과제였으니까."},{"id":18,"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그저 이번 과제의 밑그림에 점묘파의 기법이 알맞다고 생각해서 한 말이다. 다른 파벌에 대한 비하의 의도는 없었다고 말하고 싶군."},{"id":19,"teller":"야수파 조직원","title":"약지 야수파 스튜던트","content":"……."},{"id":20,"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그리고… 이런 생산성 없는 담화를 계속하다간 마감에 늦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데."},{"id":21,"teller":"야수파 조직원","title":"약지 야수파 스튜던트","content":"상상조차 하기 싫은 상황이군… "},{"id":22,"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나도 마찬가지다. 빨리 밑그림부터 완성하지. 자, 너희도 그만 쳐다보고 각자 위치로 돌아가라!"},{"id":23,"content":"마감이라는 공통적인 공포 앞에 화실에 있는 모두가 몸서리를 치며 자리로 돌아갔어."},{"id":24,"content":"허술한 마무리였지만, 당장의 갈등에서 눈을 돌리기에 알맞은 말이었지."},{"id":25,"content":"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과제 기한을 맞추지 못하면… 마뜩잖은 벌을 받을지도 모르니까."},{"id":26,"content":"그리고 시간이 빠듯한 이유는… 단지 과제에만 시간을 뺏기고 있는 것이 아니라서도 있을 테지."},{"id":27,"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다음."},{"id":28,"content":"아이가 항상 평가받는 입장에만 있는 건 아니야."},{"id":29,"content":"약지의 보호를 받기 위해 조악한 작품을 들고 모여든… 수많은 주민의 과제 채점 또한, 아이에게 주어진 업무였으니까."},{"id":30,"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하아… 무작정 피 칠갑을 한다고 작품이 되지 않는다. 이래서야 알아보지도 못하겠군."},{"id":31,"teller":"겁에 질린 주민","title":"22구 뒷골목","content":"아, 아닙니다! 이 부분을 자세히 봐주시면…"},{"id":32,"content":"아이는 작품 하나에 손을 뻗어 뿌려진 피를 닦아냈어."},{"id":33,"content":"피가 번진 자리에는 주민이 자신의 피로 그린 그림이 있었지."},{"id":34,"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이런 저열한 수준의 작품으로 약지의 보호를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나?"},{"id":35,"teller":"겁에 질린 주민","title":"22구 뒷골목","content":"제, 제발… 이제 제게는 남은 게…"},{"id":36,"content":"피를 잔뜩 빼낸 탓인지,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만 같이 야윈 주민에게, 아이는 가차 없는 말을 덧붙여."},{"id":37,"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더 볼 것도 없다. 낙제점."},{"id":38,"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이번이 세 번째군."},{"id":39,"content":"주민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어. 세 번째 낙제의 의미는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id":40,"content":"첫 번째는 경고, 두 번째는 보호의 중단. "},{"id":41,"content":"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id":42,"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처형되기 전에 남길 말은 있나?"},{"id":43,"teller":"겁에 질린 주민","title":"22구 뒷골목","content":"지, 지금이라도 다시 덧칠을…!"},{"id":44,"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완성된 작품에 손을 다시 대겠다? 일말의 자존심도 없는 건가… 더 들을 필요도 없군."},{"id":45,"content":"아이는 기대어 두었던 거대한 무기에 손을 뻗고, 차갑게… 그리고 천천히 울부짖는 주민에게 가져다 대었어."},{"id":46,"content":"얼마 지나지 않아 그자의 목소리가 영영 사라졌다는 건, 굳이 더 말하지 않아도 될 사실이겠지."},{"id":47,"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다음."},{"id":48,"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흠. 발전의 여지가 보인다. 넌 C+."},{"id":49,"teller":"고개를 조아리는 주민","title":"22구 뒷골목","content":"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id":50,"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아들의 팔로 만든 구조물? 식상하기 그지없군…"},{"id":51,"content":"아이가 작품 하나를 보는 시간은 채 10초가 걸리지 않아."},{"id":52,"content":"그 짧은 순간에 평가가 결정되는 것에 항의하는 사람은 많지만."},{"id":53,"content":"남아있는 과제 때문에 안 그래도 머리가 아픈 아이는,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뿐이야."},{"id":54,"content":"아이의 차가운 시선을 느낀 걸까?"},{"id":55,"content":"팔 잘린 아들을 품에 안은 주민이 불안감에 눈을 질끈 감고, 아이의 평가를 기다려."},{"id":56,"content":"그리고 그 결과는… 불안한 상상을 빗나가지 않았지."},{"id":57,"model":"오티스","teller":"오티스","title":"약지 점묘파 스튜던트","content":"이것도 낙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