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taList": [ { "id": 0,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불주먹 사무소다! 저 복장은 우리 불주먹 사무소의 복장이야!" }, { "id": 1, "teller": "누님", "title": "???", "content": "……." }, { "id": 2,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거 참… 그래, 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누님. 살아있으면 연락이라도 좀 하지 그랬어." }, { "id": 3, "teller": "누님", "title": "???", "content": "꿈과… 희망이…" }, { "id": 4, "teller": "토벌 참가 해결사", "title": "???", "content": "정신 차리쇼! 저게 어딜 봐서 그쪽 사무소 복장이야!" }, { "id": 5,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저건. 우리 불주먹 사무소의 복장이잖아." }, { "id": 6, "teller": "누님", "title": "???", "content": "가득한 라만차랜드로…" }, { "id": 7, "teller": "토벌 참가 해결사", "title": "???", "content": "가까이 가지 말라니까! 저거 피주머니야! 이러다 댁도 죽어!" }, { "id": 8,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이거 놔! 저기. 저기 누님이 있다고!" }, { "id": 9, "teller": "누님", "title": "피주머니", "content": "오지 마!!!" }, { "id": 10,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 }, { "id": 11, "teller": "P사 직원", "title": "P사", "content": "괜찮으세요? 갑자기 멍하니 서서 대답도 안 하시고." }, { "id": 12,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괜찮아. 잠시 어지러웠던 것뿐이야. 그보다…" }, { "id": 13,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오늘도… 열지 않는 건가?" }, { "id": 14, "content": "그토록 간절히 기다리던 놀이공원이, 문을 열지 않았다." }, { "id": 15, "teller": "P사 직원", "title": "P사", "content": "요즘 비가 그치질 않아서 그런지, 도통 열지를 않더라고요." }, { "id": 16, "content": "이유는 단순했다. 비가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 { "id": 17, "content": "발길을 돌려 돌아갈 곳도 마땅치 않다." }, { "id": 18, "content": "불주먹 사무소에 남은 거라곤, 텅 비었음에도 좁은 방과 월세를 독촉하는 우편뿐이었으니." }, { "id": 19,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잠깐… 들어갔으면 하는데." }, { "id": 20, "teller": "P사 직원", "title": "P사", "content": "작전용 천막에만 안 들어가시면 돼요." }, { "id": 21, "teller": "P사 직원", "title": "P사", "content": "…유품이라도 찾으려고요?" }, { "id": 22,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그건 아니지만… 아니, 찾아두는 편이 좋겠군." }, { "id": 23, "content": "넓은 공터였지만, 입구가 어디에 열렸었는지 알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 { "id": 24, "content": "피와 달리 연료통에서 새어 나온 기름은 쉽게 씻겨지지 않았기에." }, { "id": 25, "content": "무지갯빛으로 이어진 흔적 끝에는 깨진 연료통과 덩그러니 버려진 방독면이 또렷하게 보였다." }, { "id": 26, "content": "보름 전." }, { "id": 27, "content": "사무소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은 누님은, 창문을 활짝 열었다." }, { "id": 28, "teller": "누님",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자, 이것 봐." }, { "id": 29, "content": "창문 밖으로는, P사의 높디높은 건물들이 뿜어내는 희뿌연 불빛들이 있었다." }, { "id": 30, "teller": "누님",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이번 의뢰만 잘 해결하면, 우리도 기여금 받아서 저런 번듯한 건물에서 살 수 있다니까?" }, { "id": 31, "teller": "누님",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기여금을 받으면 이사부터 하자. 그다음에는 장비도 좀 더 연비 좋은 걸로 바꾸는 거야." }, { "id": 32,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어이구 꿈도 크셔. 우리 같은 급 낮은 해결사 사무소가 기여금을 어떻게 타 먹겠어. 중간에 방패막이나 안 되면 다행이지." }, { "id": 33, "teller": "누님",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아잇. 그런 의뢰 아니라니까? 우리는 그 혈귀인가 뭔가를 토벌할 필요도 없대!" }, { "id": 34, "teller": "불주먹 사무소 해결사",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마, 맞아요. 안에 들어가서 살아남기만 하면 된다고 들었어요. 딱 15분 동안 증언할 정보만 얻으면…" }, { "id": 35,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쓰읍. 영 꺼림칙한데…" }, { "id": 36, "teller": "누님",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명색이 날개의 공개 의뢰잖아. 협회 해결사들도 많이 참여한다는데, 꺼림칙할 게 뭐가 있어!" }, { "id": 37, "teller": "누님",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아! 방금 생각난 건데 겸사겸사 생존자 구출 전단지도 몇 개 뜯어올까? 역에 가면 잔뜩 붙어있던데, 한명이라도 구하면 돈이 얼마겠냐?" }, { "id": 38, "content":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의심이 몰아쳤다." }, { "id": 39, "content": "도시악몽으로 지정된 라만차랜드의 토벌에 왜 우리 같은 변두리 사무소가 필요한 건지." }, { "id": 40, "content": "P사에서 이름 꽤 날린 사무소 몇몇이 참가한 것을 봤는데, 왜 아직도 토벌하지 못한 건지." }, { "id": 41, "content": "하지만 반짝이는 누님의 눈을 마주 보며, 그런 의심을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 { "id": 42, "teller": "누님",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우리 나가야지. 언제까지 이런데 살면서, 허접한 의뢰만 받고 살 수는 없잖아." }, { "id": 43, "content": "벗어나고 싶었던 건 나 또한 같았기에." }, { "id": 44, "content": "불길처럼 번져가는 희망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 않았다." }, { "id": 45, "content": "우리 모두 반지하처럼 눅눅하고, 볕 들 날조차 없는 삭막한 삶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 { "id": 46, "content": "의뢰를 받아들인 것은, 마음속에 남아있던 일말의 낙관이었으며…" }, { "id": 47, "content": "동시에 지금의 처지로부터 멀어지고 싶던 우리의 유약한 도피였다." }, { "id": 48, "teller": "P사 직원", "title": "P사", "content": "비 오는 날은 안 연다고 말씀드렸는데…" }, { "id": 49, "teller": "P사 직원", "title": "P사", "content": "유품도 저번에 다 챙겨가셨잖아요." }, { "id": 50, "content": "그 뒤로도 나는 매일 공터를 찾아왔다." }, { "id": 51, "content": "그것이 습관인지, 죄책감인지, 그것도 아니면 단순한 집착인지는 스스로 알 수 없었다." }, { "id": 52,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돌아가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 { "id": 53, "content": "굵은 빗줄기가 도시의 소음을 지우고 있음에도, 귓가에는 여전히 음악의 잔향이 맴돌았다." }, { "id": 54, "content": "꾸었던 꿈도, 믿었던 미래도 라만차랜드에 내던진 채, 결국 돌아올 곳은 여기뿐이었다." }, { "id": 55, "teller": "혈귀", "title": "라만차랜드", "content": "왜,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 }, { "id": 56, "teller": "혈귀", "title": "라만차랜드", "content": "네가 말한 정보라면 저번에 있는 거 없는 거 다 알려줬잖아! 그런데 왜 또 여길 기어들어 왔냐고!" }, { "id": 57,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후…" }, { "id": 58,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여기밖에 돌아올 곳이 없더라고." }, { "id": 59,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동료들이 다 죽었는데 그 싸늘한 반지하에 처박혀 있을 수도 없지 않겠어." }, { "id": 60, "content": "쥐꼬리만큼 모아뒀던 돈을 모두 털었다." }, { "id": 61, "content": "가장 먼저 한 달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을 양의 연료를 구입했고," }, { "id": 62, "content": "그 뒤엔 P사의 브리핑에 모인 이들에게 라만차랜드에 대한 정보를 사들였다." }, { "id": 63,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그때가 6차 토벌대였나. 혈귀 사냥꾼이랑 이야기하다가 알게 됐지. 너희에겐 피가… 삶의 전부라는 걸." }, { "id": 64,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다행이다 싶었지. 내가, 불태울 수 있는 거잖아. 너희 눈앞에서 박살 낼 수 있는 삶이 있다는 게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 { "id": 65, "teller": "혈귀", "title": "라만차랜드", "content": "아, 안 돼… 그러지 마! 피는… 피는 남겨줘! 한 방울이라도 좋으니까!" }, { "id": 66, "content": "거센 불길이 모든 것을 태우기 시작했다. 건물도, 시체도, 누님이 입었던 그 가증스러운 옷도." }, { "id": 67, "content": "그리고, 그들이 갈망하던 피도." }, { "id": 68, "content": "녹아내리고, 눌어붙고, 그 끝에선 증발해 버린 피를 본 혈귀들의 반응은 매번 다르지 않았다." }, { "id": 69, "content": "처음에는 부정하고, 그 뒤로는 화를 내더니, 끝내 하지 말라며 내게 빌어왔으니." }, { "id": 70, "content": "그 꼴이 누님이 피주머니가 된 걸 보았던 그날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아 헛웃음이 나왔다." }, { "id": 71, "teller": "혈귀", "title": "라만차랜드", "content": "제발. 뭐, 뭐라도 할테니까! 뭐가 남았지… 아! 2구역! 2구역을 돌파하는 방법이라도…" }, { "id": 72,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그건… 꽤 솔깃한 제안이군 그래. 진작 그랬어야지." }, { "id": 73, "content": "점화 스위치를 내리자, 혈귀는 다급히 정보를 털어놓았다." }, { "id": 74, "content": "2구역에 뭐가 있는지, 혈귀가 어디에 숨어있는지, 그곳의 관리자는 어떤 혈귀인지." }, { "id": 75, "content": "이전에는 폐장 시간이 가까워져 정보만 듣고 빠져나간 탓일까." }, { "id": 76, "content": "한참을 숨이 차도록 정보를 토해낸 혈귀의 눈빛에는 기대가 서려 있었다." }, { "id": 77, "content": "여기서 내가 멈출 거라는 기대가." }, { "id": 78,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뭐. 꽤 비싼 값에 팔 수 있겠어. 브리핑에서도 들은 적 없는 정보거든." }, { "id": 79, "teller": "혈귀", "title": "라만차랜드", "content": "그럼… 크아아악!!" }, { "id": 80, "content": "비틀거리며 일어선 혈귀에게 다시 한번 불을 토해냈다." }, { "id": 81, "content": "비명을 지르며 뒹구는 혈귀는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 { "id": 82,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이게 말야. 복수가 원래 이렇더라고." }, { "id": 83,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내가 잘되려고 하는 게 아냐." }, { "id": 84,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너희의 삶이 지옥 같길 바라는 거지." }, { "id": 85, "content": "불길이 사그라들고, 비명조차 타버릴 무렵." }, { "id": 86, "content": "폐장 시간이 가까워졌는지 안쪽에 있던 해결사들이 하나둘 라만차랜드를 빠져나갔다." }, { "id": 87, "content": "나는 조용히 그들을 따라 발길을 돌렸다." }, { "id": 88, "content": "많은 것을 불태웠음에도, 이 놀이공원은 여전히 불타야 할 것들로 가득하다." }, { "id": 89, "content": "한 번의 방문으로 그 모든 것을 불사를 수는 없었다." }, { "id": 90, "content": "오늘이 아니라면 내일. 내일이 아니라면 그다음에라도." }, { "id": 91,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다음에는 연료를 더 챙겨야겠어." }, { "id": 92,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저 빌어먹을 의상실도, 가증스러운 고해소도, 바보 같은 행렬도." }, { "id": 93, "model": "그레고르", "title": "불주먹 사무소", "content": "모조리… 불태워야 하니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