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List":[{"id":0,"content":"우리는 야심가도, 탐욕가도 아니며 그저 기술을 사랑했던 아해에 불과했지."},{"id":1,"content":"처음으로 우리가 숨을 쉰다고 느꼈던 그날을 기억하오?"},{"id":2,"content":"그때는 말일세,"},{"id":3,"content":"그 숨만으로도 충분했었소."},{"id":4,"content":"아님 유독…"},{"id":5,"content":"그날만 공기가 맑았거나."},{"id":6,"place":"난장판이 된 K사 거리","content":"눈앞이 연기와 먼지로 뿌옇다."},{"id":7,"content":"공포로 인한 비명 소리, 절망으로 인한 고함 소리, 단단한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 고통에 의한 신음 소리가 혼잡해서 들려온다."},{"id":8,"model":"이상","content":"시계를 돌려야 할… 시간이오."},{"id":9,"content":"수감자 가운데 유일하게 의식이 있던 이상이 힘겹게 말을 잇는 소리가 들렸다."},{"id":10,"content":"나머지 수감자들은 무력한 인형처럼 조각난 신체들과 함께 쓰러져 있다."},{"id":11,"content":"환상체에 의한 치명상이다."},{"id":12,"content":"그러나 이곳은 둥지 한복판."},{"id":13,"content":"환상체라는 게 본래… 로보토미 지부 안이나 던전에서만 만날 수 있던 존재가 아니었나?"},{"id":14,"content":"하지만 방금 마지막 남은 수감자였던 이상조차 복부가 뚫렸기 때문에."},{"id":15,"content":"그런 의문을 제기하는 건 내 혼잣말이 되었다."},{"id":16,"place":"메피스토펠레스 내부","model":"홍루","content":"이번엔 어디를 가는 건가요?"},{"id":17,"content":"어느 정도 일에 익숙해진 탓인지,"},{"id":18,"content":"이젠 여행이라도 가는 듯 다음 목적지까지 물어오는 수감자도 있었다."},{"id":19,"model":"파우스트","content":"아니요. 이번 작전의 시작점은 장소가 아니라, 사람입니다."},{"id":20,"model":"이상","content":"사람이라 하였소?"},{"id":21,"model":"파우스트","content":"의뢰인이 계시거든요."},{"id":22,"model":"이스마엘","content":"그건… 저희가 해결사 사무소처럼 외부로부터 의뢰까지 받는다는 소리예요?"},{"id":23,"model":"돈키호테","content":"오호, 벌써부터 의뢰가 몰아치고 있는 겐가? 훌륭하군! 곧 이름 날리는 해결사가 되어버릴지도 모르겠소!"},{"id":24,"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조용.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내가 한다."},{"id":25,"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너희도 알다시피, 황금가지라는 존재는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개념이다."},{"id":26,"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다행스럽게도, 일전에 거쳐온 J사나 D사는 황금가지에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았어."},{"id":27,"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그래서 뒷골목의 잡배들이 어슬렁거리거나, 변변치 않은 것들이 조직을 만들어 점령하곤 했지."},{"id":28,"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하지만… 일찌감치 황금가지의 존재를 눈치채기도 한 날개도 있지. 지금 우리가 있는 K사처럼."},{"id":29,"model":"그레고르","content":"으음? 하지만 K사에 있었던 황금가지는 우리가 이미 얻은 거 아니었어?"},{"id":30,"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하나의 날개에 하나의 황금가지만 존재한다고 한 적, 없는 것 같은데."},{"id":31,"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로보토미 지부는 우리의 생각보다 복잡하다. 말 그대로… 가지처럼 곳곳에 뻗어 있지."},{"id":32,"model":"싱클레어","content":"저희 집 지하실과 연결되어 있던 것처럼 말이죠…"},{"id":33,"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황금가지에 대한 소유권은 아직까지 명확히 정의된 바가 없다."},{"id":34,"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그렇기 때문에 ‘황금가지를 최초로 발견한 자에게 소유권이 넘어간다’, 라는 원시적인 규칙을 적용하고 있을 뿐이고."},{"id":35,"model":"로쟈","content":"뭐, 잠들어 있는 보물은 원래 먼저 찜! 한 사람이 가지는 거니까~"},{"id":36,"model":"그레고르","content":"그래서… 황금가지 소유권을 조건으로 의뢰를 받았다는 소리인가?"},{"id":37,"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정확히는, 그쪽에서 거래를 제안해 온 거지."},{"id":38,"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우리로서는 황금가지가 걸려 있는 의뢰이니만큼 선택의 여지는…"},{"id":39,"model":"이스마엘","content":"네… 없었겠네요."},{"id":40,"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그러니… 하, 이 얘기를 언제까지 반복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의뢰인에게 밉보일 행동은 하지 말도록."},{"id":41,"model":"단테","content":"<그런데 말이야…>"},{"id":42,"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자, 그럼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닥치고 있도록. 늘 하던 대로 말이야."},{"id":43,"model":"단테","content":"<…….>"},{"id":44,"model":"파우스트","content":"단테 씨가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 같았어요."},{"id":45,"model":"단테","content":"<…고마워, 파우스트.>"},{"id":46,"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아, 미안하게 됐습니다, 단테. 째깍거리는 것에 일일이 반응해 준다는 게 여간 익숙한 일은 아니니까 말입니다."},{"id":47,"model":"단테","content":"<…황금가지는 대체 어디에 쓰이는 거야?>"},{"id":48,"model":"단테","content":"<생각해 보면 황금가지를 모아오라는 말만 들었지… 그걸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 라는 말은 듣지 못했던 것 같아서.>"},{"id":49,"model":"파우스트","content":"……."},{"id":50,"model":"파우스트","content":"그가 황금가지의 쓰임새에 대해 묻고 있군요."},{"id":51,"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호오."},{"id":52,"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드디어 반추라는 것을 하는 겁니까, 관리자 단테. 회사의 행보에 호기심을 다 가지시다니."},{"id":53,"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그렇다면 이 길잡이도 친절한 설명을 통해 관리를 도와야만 하겠군요."},{"id":54,"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황금가지라는 건…"},{"id":55,"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말 그대로 가지입니다. 줄기에서 뻗어 나가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가지라고 부르지요. 그리고 그 가지는 황금색으로 빛나죠."},{"id":56,"model":"돈키호테","content":"호오오오… 과연…"},{"id":57,"content":"돈키호테만이 고개를 끄덕이며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다."},{"id":58,"content":"덕분에 나는 졸지에 가지라는 단어도 모르는 무지한 인간이 되어버렸다."},{"id":59,"content":"로쟈 만이 무슨 대답을 기대했냐는 듯 어깨를 들썩인다."},{"id":60,"model":"카론","content":"베르, 길이 막혔어. 돌아가야 해?"},{"id":61,"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id":62,"model":"이스마엘","content":"막혔다고요?"},{"id":63,"model":"이스마엘","content":"막다른 길은 이상한데요. 더군다나 K사 둥지 한복판에, 뭔가 소동이 생길 일이 있을…"},{"id":64,"content":"이스마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버스 창문에 둔탁한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id":65,"model":"로쟈","content":"…방금 버스에 부딪혀서 튕겨져 나간 거… 사람이었지?"},{"id":66,"model":"뫼르소","content":"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 후두부에 큰 손상을 입은 것 같군. 부딪히기 전부터 죽어 있었다."},{"id":67,"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그래, 단순한 소동은 아닌 듯하군."},{"id":68,"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내려.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해결한 후 다시 돌아오고."},{"id":69,"model":"로쟈","content":"…그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면?"},{"id":70,"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해결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시계가 돌려지겠지."},{"id":71,"model":"단테","content":"<죽으러 가라는 소리를 우아하게도 말하는군…>"},{"id":72,"model":"로쟈","content":"흠, 그럼…"},{"id":73,"model":"로쟈","content":"전원 하차."},{"id":74,"model":"베르길리우스","content":"……."},{"id":75,"model":"로쟈","content":"왜? 어차피 이렇게 말할 거 아니었어? 대신 말 해 준 거잖아~"},{"id":76,"model":"홍루","content":"기대되네요, 이번엔 또 어떤 모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