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List":[{"id":0,"place":"워더링하이츠 복도","content":"히스클리프가 죽은 데드레빗츠들의 시체를 뒤지고 있었다."},{"id":1,"model":"단테","content":"<뭘 찾고 있는 거야, 히스클리프?>"},{"id":2,"model":"히스클리프","content":"안 보여."},{"id":3,"model":"단테","content":"<아까 이상이 말했던… 시계?>"},{"id":4,"model":"히스클리프","content":"그래, T사에서 태어나고 자란 자들은 무조건 시계를 가지고 있어야 해."},{"id":5,"content":"그러고 보니… 요전번에 용진빌딩에서 싸웠던 흑운회의 간부도 비슷한 말을 했었지."},{"id":6,"model":"히스클리프","content":"그건…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신원을 알려주는 도구이니까."},{"id":7,"model":"히스클리프","content":"나는 T사를 떠나면서 시계도 같이 버렸지만…"},{"id":8,"model":"넬리","content":"그러게… 이자들, 시계 끈조차 보이지 않아."},{"id":9,"model":"넬리","content":"시계만 있다면 적어도 어디서부터 온 자들인지까지는 알아낼 수 있을 텐데."},{"id":10,"model":"로쟈","content":"의도적으로 이 사람들의 신분을 지웠거나… 여기 출신이 아니라던가?"},{"id":11,"model":"이상","content":"복장은 T사에서 자주 보던 양식이오. 분명 이곳 출신은 맞을 터…"},{"id":12,"model":"오티스","content":"의문점이 한두 개가 아니지만… 일단 지나가지."},{"id":13,"model":"히스클리프","content":"…여기군."},{"id":14,"model":"넬리","content":"오늘처럼 방까지 오는 길이 험난한 적이 없었네. 휴… 그럼 이제 들어갈까?"},{"id":15,"model":"히스클리프","content":"…말해줘, 넬리."},{"id":16,"model":"히스클리프","content":"내가… 이곳을 말도 없이 떠나고 나서… 캐서린은 어떻게 지냈어?"},{"id":17,"model":"넬리","content":"……."},{"id":18,"model":"히스클리프","content":"물론… 결국 린튼 놈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거 정도는 알겠어. 하지만…"},{"id":19,"model":"넬리","content":"말해줄까?"},{"id":20,"model":"히스클리프","content":"젠장… 듣고 싶은데, 듣고 싶지 않아."},{"id":21,"model":"히스클리프","content":"분명 지금 내 표정… 꼴사납겠지. 캐시가 지금 나를 보면 한마디 날려줬을 거야."},{"id":22,"model":"넬리","content":"거울이라도 있으면 보여주고 싶을 표정이긴 해."},{"id":23,"model":"넬리","content":"내가 전부 치워버려서 지금은 남아있지 않지만… 하하."},{"id":24,"model":"히스클리프","content":"쯧, 실없는 농담은 갖다 치워."},{"id":25,"model":"히스클리프","content":"애초에… 내가 나간 후에 캐서린이 한 번이라도 내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어?"},{"id":26,"model":"넬리","content":"…없었어."},{"id":27,"model":"히스클리프","content":"……."},{"id":28,"model":"히스클리프","content":"뭐, 그랬겠지. 나 같은 망나니 새끼는… 떠나든 말든 캐서린에겐…"},{"id":29,"model":"넬리","content":"글쎄, 히스클리프."},{"id":30,"model":"넬리","content":"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었어."},{"id":31,"model":"넬리","content":"네가 떠난 후 캐서린 아가씨는… 아주 천천히 죽어가기 시작했어. 방에 처박혀서 며칠을 안 나오고, 밥도 먹지 않고 말도 하지 않았지."},{"id":32,"model":"넬리","content":"그러다가 소리 지르고, 울고, 혼잣말을 하고… 린튼 주인님이 와서 달래 줘도 똑같았어."},{"id":33,"model":"넬리","content":"정말… 장의사를 미리 불러야 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아가씨는…"},{"id":34,"model":"히스클리프","content":"정말이야? 캐서린이… 그렇게 고통스러워했다고?"},{"id":35,"content":"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히스클리프가 되물었다."},{"id":36,"model":"넬리","content":"응. 보고 있는 모두가 고통스러워질 정도로. 그러다가 어느 날…"},{"id":37,"model":"캐서린","content":"넬리, 이것 봐. 린튼이 베개 위에 꽃을 놓아두고 갔어."},{"id":38,"model":"캐서린","content":"황금빛이네. 몰랐는데, 워더링하이츠에 이제 봄이 왔구나. 눈도 다 녹았어."},{"id":39,"model":"넬리","content":"와, 정말 낭만적인데요?"},{"id":40,"model":"캐서린","content":"그렇게 보일 수도. 또 엄청난 값을 치렀으려나."},{"id":41,"model":"캐서린","content":"하지만 린튼이 정말 날 위해 꽃에 색을 주고 싶었다면…"},{"id":42,"model":"캐서린","content":"이 꽃은, 보랏빛을 띠는 꽃이었어야 했겠지."},{"id":43,"model":"넬리","content":"……."},{"id":44,"model":"캐서린","content":"그러니까… 이건 나를 위한 게 아니야. 린튼 그 스스로를 위한 거지."},{"id":45,"model":"넬리","content":"아가씨… 괜찮은 거예요?"},{"id":46,"model":"캐서린","content":"무슨 말을 하는 거야. 오늘만큼 상태가 좋은 날도 드문 것 같아."},{"id":47,"model":"캐서린","content":"나와 함께 바깥에 산책을 가주지 않을래? 어떤 꽃들이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났는지, 하나하나씩 봐야겠어."},{"id":48,"model":"넬리","content":"아가씨는 그 후로 정말 기운을 차리셨어."},{"id":49,"model":"넬리","content":"캐서린 아가씨가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되어서 모두가 기뻐했지만…"},{"id":50,"model":"넬리","content":"지금 생각해 보면 뭔가 이상했던 것 같긴 해. 몇 달을 괴로워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열병을 떨쳐낼 수 있을까?"},{"id":51,"model":"넬리","content":"힌들리 씨로부터 이 워더링하이츠를 사버리고…"},{"id":52,"model":"넬리","content":"이곳에서 본격적으로 집을 개조하기 시작한 것도… 모두 그때부터야."},{"id":53,"model":"넬리","content":"나는 두 분이서 다시 워더링하이츠로 돌아가서 사시려나 보다 싶었어. 궁금해서 계속 물어봤지만 저택을 어떻게 바꾸는지는 결코 말씀해 주시지 않았거든."},{"id":54,"model":"넬리","content":"하. 나도 알고 싶다, 히스클리프. 아가씨가 대체 어떤 생각이었는지…"},{"id":55,"model":"히스클리프","content":"편지는…"},{"id":56,"model":"히스클리프","content":"편지를 보낸 적이 있었어. 이곳에 입사하고부터는 못 보냈지만… 갱단에 있을 때부터…"},{"id":57,"model":"히스클리프","content":"봉투에 내 이름을 써놓진 않았지만…"},{"id":58,"model":"히스클리프","content":"그냥… 잘 지낸다는 것 정도는 알려주고 싶었다고."},{"id":59,"model":"넬리","content":"글쎄, 편지 같은 건 뜯어보지 않으셨어."},{"id":60,"model":"넬리","content":"그 고집은 아무도 꺾을 수가 없을 거야. 아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