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taList": [ { "id": 8577, "codeName": "O-01-20-07", "name": "홍염나방", "clue": "단서", "storyList": [ { "level": 1, "story": "그것을 관찰한 결과를 소회토록 하겠소.\n\n그것의 생김새는 불꽃에 타들어 가고 있는 한 마리의 나비, 혹은 나방과 흡사하다 말할 수 있겠소.\n\n아니, 고쳐 말하겠소. 불꽃 자체가 그러한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할 듯하오.\n\n그것의 주위에는 발갛게 열이 오른 불꽃 무리가 함께하오.\n\n소싯적의 일들이 생각이 나오. 흐트러진 나뭇가지를 모아다가, 괜히 불을 붙여 타들어 가는 꼴을 보곤 했지.\n\n그때 타닥타닥, 튀어 날아가던 불씨가 그것에게서도 관찰되고 있소.\n\n숯이 되어가는 나뭇가지를 보며, 발갛게 오른 그 불꽃 위에 나는 괜시리 손을 뻗어 온도를 느껴보려 했지.\n\n다들 그러지 않는가? 닿지 않더라도 그 뜨거움은 피부를 짓무르고 뼈를 태울 것이라는 걸 알지만, 구태여 불꽃 가까이 다가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n\n그것이 하늘거리며 움직일 때, 나는 같은 생각을 하였던 것만 같소.\n\n보고는 이상이오.\n\n→ 아니, 헛소리 휘황찬란하게 적어둔다고 니가 그거한테 다가가서 타죽은 게 이해되는 건 아니라니까?\n\n→ 대신 그 죽음으로 유익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이상 씨가 가져온 ‘불씨’가 특정한 상황에서 주변 인물에게 전이된다는 사실을.\n\n→ …당신, 그 불씨가 옮겨붙어서 화상 입은 게 바로 당신이잖아. 그렇게 덤덤할 일이야?\n\n→ 네, 뭐. 이 정도는 괜찮습니다." }, { "level": 2, "story": "그것과 싸울 기회가 있었기에 술회하려 하오.\n\n이전 나의 행동으로 인해, 그것의 불씨는 전이되고 특정한 상황을 통해 확산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소.\n\n우연한 기회에 얻은 정보였지만, 그 덕에 신중한 전투 방식을 고를 수 있었소. (멋대로 행동한 것이 미안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오.)\n\n그것의 날갯짓에 닿으면, 우리는 불씨를 옮겨 안소.\n\n경험상… 그것이 불씨를 많이 끌어안을수록, 그것의 힘은 더욱 커지는 것으로 보이오.\n\n그러니, 아마도 저것의 날개를 분질러 버릴 수 있다면 분명 이전과 같이 우리의 공세가 강해질 수 있을 것이요.\n\n날개에 틀어 앉아있던 불씨를 죄 떠안고 있을 수 있겠소.\n\n이 불씨들… 뜨겁지는 아니하고 제법 따스하니, 오히려 가져오는 것이 마땅한 이득이 아닐까 하오만.\n\n그렇다면 이전에 친우들이 입은 화상은 어떠한 연유에 의해 그리되었는지 궁금하구료.\n\n아직 알고 있는 사실이 많지 않은 것 같으니, 좀 더 골몰할게요.\n\n보고는 이상이오." }, { "level": 3, "story": "아무래도 그것이 ‘점화’를 시키는 방법을 알아낸 것 같소.\n\n생각해 보면 당연한 이야기였소.\n\n나뭇가지에 내려앉은 불씨를 키워 불꽃을 일으키는 방법은 부채질이 아니겠는가?\n\n그것이 날개를 뒤까지 끌어모아 한 번에 내뿜는 순간이 있소.\n\n그 순간에 일어나는 엄청난 돌풍은, 주변에 있던 불씨를 크게 부풀려 마치 불꽃 덩어리를 우리에게 쏘는 것처럼 느끼게 하오.\n\n그 불꽃 덩어리가 우리 몸에 붙은 불씨를 흩트리며… 또다시 크게 만들고.\n\n그것은 이제 ‘점화’하며 양옆에 있던 친우의 몸을 불태우는 원리라고 보았소.\n\n그것이 불씨를 가지면 가질수록 그 강력함이 커지다 보니, 우리가 앗아와 안고 있는 것은 나름의 효과가 있겠으나.\n\n자칫하여 돌풍에 휩쓸린다면, 커다란 손해로 돌아올 수도 있다… 그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소.\n\n보고는 이상으로 마치오." } ] }, { "id": 8578, "codeName": "O-04-20-11", "name": "머금은 목화", "clue": "단서", "storyList": [ { "level": 1, "story": "야! 내가 이거 쓰기 전에 할 말이 있는데.\n\n이 솜 대가리들은 도움도 안 되는 것들이 왜 자꾸 튀어나오는 거냐?\n\n아니 뭐… 환상체라는 것들이 우리 도움이 될 필요는 없지만.\n\n얘네가 우리한테 가끔 주는 거. 그거 ‘선물’이라면서?\n\n적이 뭘 해도 지치지 않게 도와주는 게, 그게 선물이냐?\n\n내가 하도 답답해서 여기다가 적는다. 이해 좀 해라?\n\n…흠, 아무튼.\n\n뭐… 엄청 커다란 목화 같이 생겼어. 맨날 멀리서 손 흔드는 것처럼 우리 낚을 때랑 똑같이 생겼지.\n\n가운데는… 물 대신 피라도 빨아올리는지 뻘겋고.\n\n줄기…? 뿌리…? 뭐든 상관없지만, 기분 나쁘게 생긴 덩굴 같은 게 흔들흔들 거리네.\n\n딱 봐도 저 덩굴 빨대 같은 걸 우리한테 꽂아서 피나 쭉쭉 뽑아갈 생각이겠지?\n\n어디 한 번 저 덩굴부터 팍팍 찢어보자고." }, { "level": 2, "story": "아니, 안 잘리면 안 잘린다고… 하, 말할 리가 없지.\n\n시계 대가리, 아무래도 이 질깃거리는 덩굴은 우리가 뭘 자르거나 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n\n싸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이 거추장스러운 게 꽂히는 걸 피할 수 없는 것 같아.\n\n젠장, 피를 쭉쭉 빨아가는 게 느껴지는 건 제법 불쾌한데…\n\n당연한 거겠지만, 저건 우리 피를 좀 빨아먹었다 싶으면 빨갛게 변해버려.\n\n그 상태에서는 좀 버거운 공격을 하려고 폼을 잡으니까, 어지간하면 그 전에 끝을 내는 게 좋을 텐데…\n\n그게 말처럼 되지는 않겠지, 쯧. 이 꽂아놓은 빨대가 정리되는 것도 아니고.\n\n그냥 최선을 다해서 이불 솜 패듯이 때려눕히는 것밖에 방법이 더 있겠냐." }, { "level": 3, "story": "뿌리 잘 뻗고 물을 잘 먹은 식물은 잘 안 죽는댔나?\n\n그리고… 환상체에 기존 상식을 들이대지 말라고 누가 그랬던 것 같은데.\n\n왜 이럴 때만 그딴 상식이 잘 맞아 드는지 정말 환장할 노릇이네…\n\n아, 알아낸 사실이 있다면… 빨대 제일 많이 꽂은 놈부터 패더라? 직접 내가 맞아봤으니까, 이건 절대 안 틀릴 거다.\n\n그리고, 하. 이건 좀 웃긴 건데.\n\n이 새끼, 선물이랍시고 줄 때는 강제로 적을 지치지 않게 만들었으면서…\n\n지가 처맞으니까 지치기는 지치더라? 웃기는 솜 대가리야.\n\n그때 제대로 패서 잡아야지… 기회 놓치면 방법이 없을 놈으로 보여.\n\n아무튼, 시간 길게 끌지 말라고. 왠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내가 제일 빨대가 많이 꽂히니까." } ] }, { "id": 8585, "codeName": "T-03-20-04", "name": "경멸의 나선", "clue": "단서", "storyList": [ { "level": 1, "story": "음… 내가 살던 곳에서 가장 열받았던 게 뭔지 알아?\n\n밥 굶고 돈 빌리러 다니고… 그런 것들은 그렇게 감정을 건드리지 않아. 잠깐이면 잊는걸.\n\n무시하는 눈빛. 나는 그게 세상에서 제일 열받았어.\n\n지금이야… 그때보다는 어른이 되었으니 적당히 참고 넘기는 성격도 갖춘 것 같기는 한데.\n\n…오늘 그걸 또 느껴버렸네.\n\n사람 같이 생기지도 않았고, 뭐 같냐고 물으면 진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는 게 공중에 살짝 떠 있는데…\n\n알지? 묘하게 깔아뭉개는 듯한 시선을 보내는 기분.\n\n그게 막 짜증이 나더라고.\n\n뭔 배배 꼬인 장식품 같이 생긴게… 쯧, 시끄럽게 자꾸 이상한 철이 울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n\n보니까 금 같던데, 좀 떼다가 팔면 품질 좋은 소고기 몇 근은 떼다가 파티 할 수 있겠더라. 하.\n\n→ 생각하는 게 먹는 것 쪽으로밖에 안 흘러가는 건가.\n\n→ 못 먹고 살아서 그래~ 풍족하고 편안하게 살았던 애들은 이해 못 할 수도 있지.\n\n→ 음~ 글쎄요? 못 먹고 지내본 적은 여기에 와서 밖에 없긴 하지만, 소고기는 항상 맛있고 좋았던걸요?\n\n→ 그런 의미가 아닌데… 하하." }, { "level": 2, "story": "하아… 이거 딱 견적을 보니까 되게 피곤한 종류인 것 같아…\n\n내가 처음에 느꼈던 무시한다는 감각이 틀린 게 아니었어. 그 녀석, 자기를 계속 공격하던 놈을 쭉 쳐다보는 것 같더니… 어느 순간 확 눈초리를 바꿔서 쏘아 보더라니까?\n\n자기한테 손을 댈 가치조차 없는 무력한 놈.\n\n…이라고 말한 건 아니지만? 입이 있다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그런 눈이었다고.\n\n그리고… 가끔씩 엄청 커다란 손을 꺼내서 우리 중 하나를 잡아갔어.\n\n저번에는 뫼르소가 끌려갔는데… 어떻게 풀어 줘야 할지 방법을 몰라서 그대로 터진 토마토가 된 적이 있었거든.\n\n끔찍하지? 으으… 아무튼, 그 손을 직접 때려 부숴야지 풀어 줄 수 있는 것 같아. 설마 그런 무식한 방식일 줄은 몰랐는데…\n\n나도 언젠가 잡힐지도 모르니까, 혹시 그 때가 되면 제발 혼신을 다해서 손을 부숴줘…\n\n죽는 것 자체도 싫지만 저렇게 납작 편육이 되는 건 더더욱 싫다고." }, { "level": 3, "story": "생각해봤는데, 그것이 경멸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는 거랑, 손으로 잡아 채는 거랑 연관이 있는 것 같아.\n\n일단… 잡아 채는 것 자체는 무작위로 하는 게 아닌 것 같아.\n\n우리가 몰랐던 것 뿐이지, 어느 타이밍에 손을 공격하는 사람을 끌고 가는 것 같더라고.\n\n나는 당연히 열받게 하는 놈들을 잡초 뽑듯이 뽑아간다고 생각했는데.\n\n자기가 마음에 안 드는 것부터 토마토 페이스트로 만들려고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심리인 것 같기도 하고.\n\n사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 누구라도 그럴 거잖아?\n\n…하긴, 저런 것한테 당연한 이야기를 갖다 붙이는 것도 말은 안되나.\n\n아, 대신 장점도 좀 있어. 경멸의 시선을 받는 수감자를 우리가 해방시킨 적이 있었거든?\n\n그렇게 되니까 그 놈… 엄청 당황한 것 같더라?\n\n자기가 바라보던 하등한 것의 동료들이 기어코 그걸 놓치게 만들었으니까… 그런 거겠지?\n\n한동안 정신을 못 차리는 건지, 공격에도 엄청 취약해진 느낌이 들었어.\n\n쩝… 그런데, 그런 상황을 만드려면 결국 수감자에게 그런 시선을 받게 만들어야 하는 거잖아?\n\n리턴이 있긴 하지만,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니니…\n\n이거 완전 단테 머리 터지겠다… 아, 이미 터져서 불타고 있나?\n\n하하, 장난인 거 알지?\n\n→ 의도가 적대적이지 않더라도 관리자님을 희롱 거리로 만드는 건 부적절하지 않은가?\n\n→ 뭐… 이제 와서 새삼스레. 그렇게 따지면 히스클리프한테는 매일 지적해야 하는 거 아냐, 오티스?\n\n→ 기회가 되는 대로 주의를 주고 있습니다.\n\n→ 내가 괜찮으니까, 그렇게까지 하진 않아도 돼…\n\n→ 어? 뭐냐? 시계 대가리가 글 썼네. 아까 이래라저래라 가 나 보더니 한숨 쉬면서 들어가더만… 이래서 그랬구만?"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