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taList": [ { "id": 0, "place": "14구, 빵집 앞", "model": "빵가게주인", "content": "아… 누구를 말씀하시는지 알겠네요. 잘 알죠." }, { "id": 1, "content": "사진에 찍혀 있는 것과 똑같은 소쿠리를 들고 있는 여성은, 단번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 "id": 2, "model": "빵가게주인", "content": "이 옆에… 통조림 제17공장에서 일하던 사람이죠. 여기 단골이었거든요." }, { "id": 3, "model": "빵가게주인", "content": "같이 일하는 동료들하고 나누어 먹겠다고 아침마다 샌드위치를 사 가곤 했는데… 요새는 통 안 보이네요." }, { "id": 4, "model": "오티스", "content": "그 동료라는 것은… 이런 복장이던가?" }, { "id": 5, "content": "나를 대신해 대화하던 오티스는, 다른 사진을 보여주며 재차 질문했다." }, { "id": 6, "model": "빵가게주인", "content": "그렇겠죠? 그 사람도 입고 있었으니까, 아마 그 공장 유니폼이지 않을까요?" }, { "id": 7, "model": "오티스", "content": "이것으로 확실해졌군요. 이제 이 자가 말한 공장에 찾아가 몇 번 수소문하면, 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 { "id": 8, "model": "단테", "content": "<응, 다행이야. 근데…>" }, { "id": 9, "model": "단테", "content": "<제법 퉁명스럽네… 뒤틀림에 영향받지도 않은 사진의 주인공이라면, 당연히 그 사람하고 친분이 깊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 { "id": 10, "model": "오티스", "content": "물어보겠습니다, 관리자님." }, { "id": 11, "model": "오티스", "content": "그 단골이라는 자의 이름은 아는가?" }, { "id": 12, "model": "빵가게주인", "content": "예? 그걸 알아야 하나요?" }, { "id": 13, "content": "모를 거라고 생각하고 있기는 했지만, 예상보다도 더 차가운 대답에 살짝 당황스러울 정도다." }, { "id": 14, "model": "오티스", "content": "당신의 사진을 찍을 정도라면, 꽤 막역한 사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겠다만." }, { "id": 15, "model": "빵가게주인", "content": "아, 그건…" }, { "id": 16, "content": "오티스가 좀 더 추궁하자, 그녀는 갑작스레 묘한 웃음을 지으며 앞치마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 { "id": 17, "content": "얇고 동그란… 깡통 같은 것을." }, { "id": 18, "model": "빵가게주인", "content": "사진을 찍게 해주면, 이 경험 통조림을 다섯 개나 공짜로 준다고 했거든요. 아, 거기에 제가 원하는 건물의 기록까지 포함해서." }, { "id": 19, "model": "빵가게주인", "content": "그 사람… 건물 기록부잖아요? 둥지도 가끔 왔다 갔다 하기도 한다던데. 그래서 예전에 한 번 보고 반한 둥지 바깥쪽의 호화 별장을 찍어달라고 했어요." }, { "id": 20, "model": "빵가게주인", "content": "어차피 저는 평생 거기서 살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이렇게 경험이라도 해보고 싶어서… 엄청 좋던데요… 후후…" }, { "id": 21, "content": "배시시 웃는 그녀의 표정에선 얼핏 섬뜩한 느낌이 감돌고 있었다." }, { "id": 22, "model": "오티스", "content": "크흠…" }, { "id": 23, "model": "돈키호테", "content": "저… 뫼르소 군." }, { "id": 24, "model": "돈키호테", "content": "경험 통조림이라는 것이 그렇게나… 대단한 것이오? 저리 정신을 놓은 것 같은 표정을 할 정도로…" }, { "id": 25, "model": "뫼르소", "content": "14구뿐만 아니라 도시의 다른 구역에서도 많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 { "id": 26, "model": "돈키호테", "content": "그렇다면 저들은 앉은 자리에서 대호수도 모험하고… 저 높은 건물의 첨탑 위에서 번쥐점푸도 하는 경험을 얻는단 소리인 겐가?" }, { "id": 27, "model": "뫼르소", "content": "가능하다. 하지만…" }, { "id": 28, "model": "돈키호테", "content": "허어… 원하는 꿈을 성취할 수 있는 마법의 통조림이라니, 사실이라면 본인도 조금, 혹하네만…" }, { "id": 29, "model": "뫼르소", "content": "꿈과는, 다르다." }, { "id": 30, "model": "돈키호테", "content": "으응?" }, { "id": 31, "model": "뫼르소", "content": "보급형 경험 통조림은 기초가 될 경험 반죽 위에 여러 가지 왜곡된 정보를 섞으며 만들어지는 자극적이고 강렬하게 변조된 기억을 제공한다. 이는 돈키호테가 말하는 꿈과는 차이가 있다." }, { "id": 32, "model": "뫼르소", "content": "더해, 수많은 공정을 거쳐 정제된 기억은 경험과도 다르다. 그러니, 경험을 얻는다는 이전의 말 또한 정정이 필요하다." }, { "id": 33, "model": "이스마엘", "content": "자극적이고 강렬하게 변조된… 그런 거면 문제 삼을 여지가 있긴 하네요." }, { "id": 34, "model": "돈키호테", "content": "으음…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겐가? 본래 모험담이나 이야기엔 조금의 과장이 들어가기 마련이라네." }, { "id": 35, "model": "뫼르소", "content": "경험 통조림이 제공하는 기억이 너무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 { "id": 36, "model": "뫼르소", "content": "통계적으로 많은 경험 통조림의 이용자는 그것을 경험으로 판단하며, 의존한다." }, { "id": 37, "model": "뫼르소", "content": "실제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마치 실재했던 것만 같은 감각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 "id": 38, "model": "돈키호테", "content": "가공된 인스턴트 꿈을 꾸는 것만으로… 만족하게 된다는 말인 겐가?" }, { "id": 39, "model": "이상", "content": "오히려 현실에서는 그러한 목표를 추구하지 않게 될 수도 있겠구료." }, { "id": 40, "model": "이상", "content": "자극적으로 변조될수록, 불가능한 꿈처럼 여겨질 테니." }, { "id": 41, "model": "돈키호테", "content": "…그래서야 멋진 꿈을 꾼 의미가 없지 않은가…! 동기가 되긴커녕, 포기할 이유가 되어버린다니…" }, { "id": 42, "model": "뫼르소", "content": "의미가 있는지, 알 수는 없다." }, { "id": 43, "model": "뫼르소", "content": "하지만 많이 팔린다." }, { "id": 44, "model": "돈키호테", "content": "……." }, { "id": 45, "model": "빵가게주인", "content": "그래서, 빵은 얼마나 줄까요?" }, { "id": 46, "model": "이스마엘", "content": "웬 빵이요…?" }, { "id": 47, "model": "빵가게주인", "content": "물어보는 거에 고분고분 대답했으니 가게 매상은 올려줘야 할 거 아니에요?" }, { "id": 48, "model": "빵가게주인", "content": "설마 이렇게 몰려와서 가게 장사 하나도 안 되게 해놓고 입을 싹 닫는 건 아니겠죠…?" }, { "id": 49, "content": "…확실히 우리가 가게 근처를 둘러싸고 있다 보니, 주변 사람들이 수군대며 지나치고 있다." }, { "id": 50, "model": "로쟈", "content": "아니~ 내가 많이 팔아줬잖아요! 이쪽부터 저쪽까지 전부 내가 샀는데!" }, { "id": 51, "model": "히스클리프", "content": "…그 많은 걸 어디다 집어넣은 거냐?" }, { "id": 52, "model": "로쟈", "content": "당연히 몇 개는 뱃속에 넣었구… 나머지는 나중에 나눠 먹게 주머니에 넣었지~" }, { "id": 53, "model": "단테", "content": "<벌써 몇 개 먹긴 했구나…>" }, { "id": 54, "model": "단테", "content": "<일단 말하는 대로 좀 더 사주자. 어쨌든 우리 때문에 다른 손님이 못 온 것도 맞으니까.>" }, { "id": 55, "model": "파우스트", "content": "…알겠습니다. 업무 윤택화를 위한 지출이니 문제는 없겠죠." }, { "id": 56, "model": "뉴김삿갓", "content": "오, 그러면 나는 깨찰빵." }, { "id": 57, "model": "단테", "content": "" }, { "id": 58, "content": "…정말 뜬금없는 타이밍에, 김삿갓이 끼어들었다." }, { "id": 59, "model": "에즈라", "content": "아저씨이…! 어디 갔다가 지금…!" }, { "id": 60, "model": "뉴김삿갓", "content": "잠깐, 잠깐." }, { "id": 61, "model": "에즈라", "content": "…?" }, { "id": 62, "model": "뉴김삿갓", "content": "화내는 건 좋은데 잠시만 기다려 봐." }, { "id": 63, "content": "에즈라가 영문도 모른 채로 기다리는 동안…" }, { "id": 64, "content": "김삿갓은 주인이 건네준 빵을 들고, 한입 베어 물더니…" }, { "id": 65, "model": "뉴김삿갓", "content": "…좋아. 시작해." }, { "id": 66, "model": "에즈라", "content": "이 빵벌레가…!" }, { "id": 67, "model": "뉴김삿갓", "content": "커헉…!" }, { "id": 68, "content": "그대로 에즈라의 주먹에 명치를 맞고, 바닥을 굴렀다." }, { "id": 69, "content": "...계속 이렇게 빵집 앞에서 난장을 피웠다간 아예 가게 자체를 사달라고 성질을 부릴지도 모르니, 우선 여기를 벗어나야겠다." }, { "id": 70, "place": "14구, 버터 거리", "model": "뫼르소", "content": "관리자님." }, { "id": 71, "content": "거리를 걸으면서도 투닥거리는 둘을 바라보고 있자니, 뫼르소가 옆으로 걸어왔다." }, { "id": 72, "content": "한 손에는… 둘둘 말린 갈색빛의 무언가를 들고 있었다." }, { "id": 73, "model": "단테", "content": "<응…?>" }, { "id": 74, "model": "뫼르소", "content": "‘필름을 확인해 보겠다.’는 요청대로, 현상을 완료했습니다." }, { "id": 75, "model": "단테", "content": "<아, 이게 그 필름이구나… 어, 어떻게 보면 되는 거지?>" }, { "id": 76, "model": "뫼르소", "content": "햇빛이나 강한 불빛 같은 곳에 비추어 보시면 됩니다. 비반전 필름이므로 촬영된 것이 그대로 보일 것입니다." }, { "id": 77, "content": "…비반전 필름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말한 대로 하늘에 대고 필름을 쭉 펴보기로 했다." }, { "id": 78, "model": "단테", "content": "<아… 오, 보인다. 생각보다 신기한데?>" }, { "id": 79, "model": "이스마엘", "content": "오, 됐나요? 저도 궁금한데…" }, { "id": 80, "model": "그레고르", "content": "어디 어디? 나도 좀 보자구." }, { "id": 81, "content": "비추어 보여지는 사진들이 작아서 잘 보이진 않지만, 그 안에는 비슷한 사진들이 한가득 찍혀 있는 것 같았다." }, { "id": 82, "model": "싱클레어", "content": "으음…? 계속 똑같은 사람만 찍은 건가요? 포즈도 안 바꾸고 계속…?" }, { "id": 83, "model": "그레고르", "content": "그러게 말이다… 음? 아니, 잠깐만." }, { "id": 84, "model": "그레고르", "content": "이거 팔 쪽 좀 봐봐. 어째 필름 아래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팔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 같은데…" }, { "id": 85, "model": "이스마엘", "content": "어… 고개도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데요." }, { "id": 86, "model": "싱클레어", "content": "…어?!" }, { "id": 87, "content": "모두가 다닥다닥 달라붙어 필름을 올려다보고 있는데, 싱클레어 혼자서 덜컥 하고 몸을 떠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 "id": 88, "content": "그러더니…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간다." }, { "id": 89, "model": "단테", "content": "<…싱클레어?>" }, { "id": 90, "model": "싱클레어", "content": "학교에서… 그런 걸 해봤어요." }, { "id": 91, "model": "싱클레어", "content": "메모장이나 두꺼운 책 귀퉁이에… 같은 위치에다 그림을 그리는 거예요." }, { "id": 92, "model": "싱클레어", "content": "첫 페이지에는 두 팔을 내리고 있게 그리고… 그다음 페이지엔 한쪽을 그것보다 살짝 위로, 그다음에도 위로… 그렇게 점점 손을 공중으로 들 때까지 그리는 거예요." }, { "id": 93, "model": "싱클레어", "content": "그런 다음 빠르게 종이를 훑으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팔을 드는 그림이 되는… 거죠." }, { "id": 94, "model": "싱클레어", "content": "그 수업 이름이… ‘영상의 이해.’… 였어요." }, { "id": 95, "model": "싱클레어", "content": "우리가 보는 영상들은 전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고 하셨… 죠." }, { "id": 96, "model": "단테", "content": "<그럼, 그러니까 이건…>" }, { "id": 97, "model": "오티스", "content": "연속촬영한 사진의 집합…" }, { "id": 98, "model": "뫼르소", "content": "N사의 금기, 녹화된 영상이 담긴 필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리자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