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line
7.9 KiB
JSON
1 line
7.9 KiB
JSON
{"dataList":[{"id":0,"content":"T사 직원의 무기, 고기 수프를 고아주는 밥솥, 귀엽게 생긴 닭인형, 거기에 다양한 맛의 롤리팝 사탕까지."},{"id":1,"content":"수많은 물건을 저마다 판매하고 있는 이곳은…"},{"id":2,"content":"유로지비 지하 아지트의 명물인, 물물교환 시장이야."},{"id":3,"content":"아이는 이곳에 꼭 필요한 걸 교환하기 위해 왔어."},{"id":4,"content":"그걸 위해, 어젯밤 발명품을 만들다 남은 나사를 모조리 챙겨왔지."},{"id":5,"model":"료슈","teller":"료슈","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네놈의 담배 한 갑과, 내가 가진 나사 네 개. 가치는 비슷하지 않나?"},{"id":6,"teller":"상인","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허, 말도 안되는 소리. "},{"id":7,"teller":"상인","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꽉 들어찬 이 담배 한 갑과 교환하고 싶다면 나사 일곱 개는 줘야지. "},{"id":8,"content":"유로지비 상인이 손사래를 치지만, 아이는 조금도 물러날 생각이 없어. "},{"id":9,"content":"그저 나사를 올려둔 손을 더 당당하게 뻗으며 이렇게 말했지."},{"id":10,"model":"료슈","teller":"료슈","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네 개."},{"id":11,"teller":"상인","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이거 같은 동지라 특별히 깎아주는 거야. 여섯 개."},{"id":12,"model":"료슈","teller":"료슈","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네 개."},{"id":13,"teller":"상인","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다, 다섯 개! 그 이하론 정말 안 돼!"},{"id":14,"model":"료슈","teller":"료슈","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네 개. 이번에도 거절하면, 모. 분. 이다."},{"id":15,"content":"금방이라도 죽일 듯이 노려보는 아이의 모습에 위축된 걸까?"},{"id":16,"content":"상인은 자신이 필요한 다른 게 없는지 고민하듯, 아이가 가진 것과 자신이 가진 것을 천천히 살폈어."},{"id":17,"content":"그러다가 그 시선이 툭, 얼마 전 고장난 자신의 애착 라디오에 멈췄지."},{"id":18,"teller":"상인","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자, 잠깐만 기다려봐. "},{"id":19,"teller":"상인","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그럼 이건 어때? 나사를 주는 대신 고장난 라디오를 고쳐주는 건?"},{"id":20,"model":"료슈","teller":"료슈","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호오."},{"id":21,"teller":"상인","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그러니까 이쪽 배선 문제라고 생각… 으아악!"},{"id":22,"content":"상인이 고장 난 부분에 대해 말하는 순간,"},{"id":23,"content":"아이는 망설임 없이 거대한 스패너를 꺼내들고, 상인이 꺼낸 라디오를 마구 내리쳤어."},{"id":24,"content":"깡, 깡, 깡, 하는 공방에서나 들릴 법한 소리에 상인은 기함하며 아이를 말렸지만…"},{"id":25,"content":"이미 늦어버렸지. "},{"id":26,"teller":"상인","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이게 무슨 짓이야!? 다 찌그러졌잖아…"},{"id":27,"model":"료슈","teller":"료슈","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똑바로 봐라."},{"id":28,"content":"상인은 찌그러진 라디오를 울상으로 바라보다가 아이의 말에 버튼 몇개를 눌러보곤…"},{"id":29,"content":"그대로 탄성을 내질렀어."},{"id":30,"teller":"상인","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어, 어! 작동하잖아?"},{"id":31,"model":"료슈","teller":"료슈","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흥, 원래 고철덩어리는 때려야 말을 듣는 법이지."},{"id":32,"content":"기쁜 표정으로 라디오를 이리저리 만져보는 상인을 무시하고, 아이는 테이블 위에 놓여진 담배 한 갑을 챙겼어. 그리고 뒷쪽에서 사탕을 구경하던 다른 아이의 다리를 툭, 발로 찼지."},{"id":33,"model":"료슈","teller":"료슈","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사탕 그만. 일을 줄 시간이다."},{"id":34,"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그래도 제가 료슈 씨 대장인데, 매번 발로 차서 부르시고 너무하세요~"},{"id":35,"content":"사탕을 문 아이는 걷어 차인 정강이를 문지르며 불평하듯 말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야."},{"id":36,"content":"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 듯, 익숙한 태도로 품에서 종이뭉치 하나를 아이에게 넘겨주었어."},{"id":37,"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다음부터는 아지트에서 받아가셔야 해요. 이번 명단도 잘 부탁드릴게요."},{"id":38,"model":"료슈","teller":"료슈","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알. 바. 저번 놈들은 영 별로더군. 내리칠 맛도 안 나는 놈들이었지. "},{"id":39,"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이번에는 꽤 거물이니까, 기대하셔도 좋아요~ 이 근처에서 제일 큰 공장의 공장장인데…"},{"id":40,"content":"이어지는 사탕을 문 아이의 말에 아이는 씨익, 입꼬리를 올렸어. "},{"id":41,"content":"야심한 시각, 유로지비 아지트에서 나온 아이가 무기를 들고 천천히 누군가의 뒤를 밟고 있어."},{"id":42,"content":"아이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는 듯 들뜬 표정이야."},{"id":43,"model":"료슈","teller":"료슈","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홍루 놈. 오랜만에 쓸만한 정보를 가져왔군."},{"id":44,"content":"아이의 손에는 명단이라고 불리는 종이가 들려있어."},{"id":45,"content":"그곳에는 둥지의 편에 서서 다른 사람을 착취한 사람들의 이름이 빼곡해."},{"id":46,"content":"지금 아이가 미행하고 있는 사람도, 그 명단에 올랐어. "},{"id":47,"model":"료슈","teller":"료슈","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단축된 시간을 살아보지 못한 놈들이 시간을 빼앗긴 뒤 짓는 표정은… 예술적이지."},{"id":48,"content":"아이는 그 명단을 정의로운 이유로 받아온 건 아니야."},{"id":49,"content":"가진 것을 나눠서 모두가 배를 곯지 않는 것에 아이는 관심을 갖지 않아."},{"id":50,"content":"타인이 저지른 악행에도 관심이 없지."},{"id":51,"content":"아이는 유로지비의 생각과 말에 감화된 게 아니야."},{"id":52,"content":"그저 가진 자의 시간과 생명을 단축시키는 그들의 활동이 마음에 들었던 거지."},{"id":53,"model":"료슈","teller":"료슈","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부.재.단.예."},{"id":54,"content":"깜빡이는 가로등 옆에서 아이는 망설임 없이 무기를 들고 달려나가."},{"id":55,"content":"아이가 휘두르는 스패너는 그렇게 빠르지 않아."},{"id":56,"content":"시간이 많은 사람에겐 궤적이 보일 만큼 느릿해."},{"id":57,"content":"하지만 골목을 거닐던 부자는 아이의 스패너를 피하지 못했어."},{"id":58,"content":"까다롭게, 아주 절묘한 각도로 휘둘러졌거든. "},{"id":59,"content":"퍽, 하는 소리가 둔탁하게 골목에 울려 퍼졌어."},{"id":60,"content":"쓰러진 부자에게 시간을 뽑아 낸 아이는 만족스럽다는 듯 웃으며 낮에 교환했던 담배를 입에 물었지."},{"id":61,"content":"그때, 가로등 옆에서 조그만 불빛이 짧게 점멸했어."},{"id":62,"content":"T사 골목에 치안용으로 설치된, 감시카메라였지."},{"id":63,"model":"료슈","teller":"료슈","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쯧, 저래선 이 예술을 제대로 담지 못하지."},{"id":64,"content":"아이는 미간을 찌푸리곤, 그곳을 향해 다시 스패너를 휘둘렀어."},{"id":65,"content":"찌그러진 감시 카메라가 툭, 아래로 떨어졌지."},{"id":66,"model":"료슈","teller":"료슈","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이제 좀 각도가 그럴 듯하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