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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0 17:19:20 +07:00

281 lines
10 K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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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aList": [
{
"teller": "동료 해결사",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군."
},
{
"teller": "동료 해결사",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히스클리프 군!"
},
{
"content": "해가 중천에 뜬 평화로운 시각."
},
{
"content": "아이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천장에 고정되어 있던 시선을 슬쩍 옆으로 돌렸어."
},
{
"teller": "동료 해결사",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히스클리프 군… 언제까지 멍때리고 있을 생각이에요? 벌써 점심 시간이라고요."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아니… 시간이 그거밖에 안 갔다고? 개빡치네…"
},
{
"content": "팔 네 개로 머리를 부여잡은 아이의 모습에 사무실에 웃음이 터져 나와."
},
{
"content": "부끄러웠던 걸까? 아이는 짧게 헛기침을 하며 화제를 돌렸어."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음, 그래서 왜 불렀는데."
},
{
"teller": "동료 해결사",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이 앞 뒷골목에 있는 햄햄팡팡에 갈 생각인데, 같이 갈래요?"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됐다. 니들끼리 가라."
},
{
"teller": "동료 해결사",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응? 어쩐 일이에요. 이번에 시즌 메뉴로 들어온 피쉬 앤 칩스 좋다고 매일 드셨잖아요."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배가 안 고파."
},
{
"teller": "동료 해결사",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뭐야, 혹시 소화계에 의체 달았어요? 어우, 전 그쪽은 뭔가 손이 안 가던데."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아이 씨, 아니거든?"
},
{
"content": "버럭, 소리친 아이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을 이었어."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그냥… 오늘따라 생각이 많아져서 입맛이 없는 거야."
},
{
"teller": "동료 해결사",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뭐, 그래요. 생각 바뀌면 나중에라도 연락하세요. 오는 길에 사 올 테니까."
},
{
"content": "아이의 직장 동료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밖으로 나갔어. "
},
{
"content": "타자기와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 그리고 펜이 사각거리는 소리마저 사라진 조용한 사무실에는 시곗바늘이 움직이는 소리만이 아이의 귓가를 간지럽혔지."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쯧, 거 소리 되게 거슬리네. 고막은 놔둘 걸 그랬나."
},
{
"content": "얼마 전 시술받은 귀를 한번 만지작거린 아이는 다시 애꿎은 천장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생각에 빠져들었어."
},
{
"content": "아무래도 아이는 최근 고민이 많아진 모양이야."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뭔가 싸우는 게 재미가 없단 말이지. "
},
{
"content": "뒷골목에서 곧잘 싸움박질을 해왔던 아이지만, 싸움에 그렇게 무덤덤하진 않았어."
},
{
"content": "제대로 일격을 가하면 기분 좋은 웃음이 나오고, 강한 적과 싸울 때는 불만 섞인 투덜거림을 내뱉으면서도 호승심에 불탔지."
},
{
"content": "그러다가도 머리에 열이 식으면, 너무 심했다든가, 사람을 죽이는 것까진 내키지 않는다든가 하는 지극히 평범한 생각을 하곤 했지만…"
},
{
"content": "최근 들어 그런 감정이 잘 들지 않았던 거야."
},
{
"content": "원정 의뢰를 갔던, 그날도 그랬어."
},
{
"teller": "조직원",
"title": "???",
"content": "너, 너 조금만 잘못 들어왔어도 팔이 잘렸을 거라고…"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잘리면 잘리는 거지."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어차피 갈아 끼우면 그만이야. 우리 대표가 팔은 수십 개를 가져왔거든. "
},
{
"teller": "조직원",
"title": "???",
"content": "미친, 뭐 이딴 놈들이…!"
},
{
"content": "아이는 의뢰 내용대로 뒷골목의 한 조직과 싸우고 있어."
},
{
"content": "조직에도 의체를 사용하는 사람이 종종 보였지만, 대부분 조잡한 공방에서 시술받았거나, 의체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이었지."
},
{
"content": "아이를 상대하는 뒷골목 조직원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어."
},
{
"content": "일반적인 해결사라면 움츠러들거나 피할만한 공격도…"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너 바보냐? 팔을 찔러봐야 회로에 손상이 안 간다고. "
},
{
"content": "아이는 피하지 않고 오히려 안으로 파고들었어."
},
{
"content": "아이에게 팔이 잘리거나 어깨가 꿰뚫리는 건, 치명상이 아니라 몇분이면 교체할 수 있는 경미한 부상이야. "
},
{
"content": "충분한 자금이 있는 한, 의체 해결사인 아이는 몸을 아끼지 않아. "
},
{
"content": "전투는 수월하게 진행되었지만, 아이는 내심 지루하다고 생각했어."
},
{
"content": "힘든 싸움을 이겨내도, 이겼구나."
},
{
"content": "기분 좋게 창을 내질러도, 찔렀구나."
},
{
"content": "그런 단순한 생각만 떠올랐을 테니, 지루한 건 당연한 일이야."
},
{
"teller": "동료 해결사",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히스클리프 군, 아직도 멍때리고 있어요? "
},
{
"content": "원정에서 일어난 전투와 그때의 감정을 떠올리던 아이는 동료의 목소리에 과거의 전장에서 빠져나왔어."
},
{
"content": "친절하게도 샌드위치 하나를 가져온 동료 해결사에게 아이는 감사를 표하려 했지만…"
},
{
"content": "갑자기 책상을 가리키며 팔 네 개를 붕붕 돌리는 동료 모습에 시선을 아래로 내렸어."
},
{
"content": "그곳에는 오전 중 작성한 서류에 커피가 쏟아진, 참혹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지."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아. 이거 내가 쏟았나?"
},
{
"teller": "동료 해결사",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그럼 누가 쏟았겠어요. "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허, 딱히 뜨겁지가 않으니 알 수가 있어야지."
},
{
"teller": "동료 해결사",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그것보다 그 서류… 오늘까지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 아니에요? 오전 중에 했던 일이 다 날아갔는데 왜 그렇게 침착한 건데요!"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잘 됐네, 오후에도 할 일이 생겼잖아."
},
{
"content": "그렇게 말하는 아이의 표정은 잔뜩 찌그러져 있어. "
},
{
"content": "그 모습을 본 동료 해결사는 재빨리 아이를 밀어낸 뒤, 서류를 정리하고 컵을 치우고 책상을 닦아줬어. "
},
{
"content": "네 개의 팔이 현란하게 움직이던 동료 해결사는 아이의 책상을 깨끗하게 만들고 나서야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어."
},
{
"content":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걸 바라보던 아이는 헛웃음을 흘리고는 의자를 뒤로 젖히고…"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하, 때려칠까."
},
{
"content": "허무감이 잔뜩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어."
},
{
"content": "의뢰 갈 때를 제외하면 사무실에 하루 종일 앉아있는 지루한 매일."
},
{
"content": "원래라면 잠깐 일하고 퇴사할 생각이었지만, 아이는 그러지 못하고 있어."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다른 회사에 가봤자, 쯧… 괜히 거슬리기만 할 텐데."
},
{
"content": "아이는 의체 해결사로만 이루어진 멀티크랙 사무소를 편안한 공간으로 여기는 거야."
},
{
"content": "이곳에 있으면 뜨거운 커피를 손에 쏟아도 자연스럽게 넘어가고, 팔과 다리를 어떻게 교체할지에 대해서도 편안하게 떠들 수 있거든."
},
{
"content": "거기서부터 출발한 동질감에 익숙해진 아이는 간혹 밖에 나갈 때마다 묘한 이질감을 느끼는 것 같아."
},
{
"content": "뜨거운 물건을 덥석 잡아채거나, 아무리 걸어도 지치지 않는다거나. "
},
{
"content": "의체로 신체의 대부분을 교체한 이후, 아이는 그런 사소하다면 사소한 부분에서 어딘가 다르다는 감각을 받고 있는 걸 테지."
},
{
"model": "히스클리프",
"title": "멀티크랙 사무소",
"content": "…그래, 식구들 버리고 어딜 가겠냐. 후… 오늘은 재밌는 의뢰 안 들어오나…"
},
{
"content": "지루한 일상에 작은 파문이 일어나길 바라며, 아이는 다시 천장에 눈을 붙였어."
},
{
"content": "기계처럼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는 하루."
},
{
"content": "아이도 그런 도시의 삶에 익숙해지고 있는 거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