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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0 17:19:20 +07:00

331 lines
10 K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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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L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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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밤이 되었음에도 인공적인 빛 아래 여전히 밝은 홍원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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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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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아이는 노란 눈동자를 형형하게 빛내며, 눈앞의 괘씸한 도둑을 내려다보고 있었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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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오티스",
"title": "흑수 - 묘",
"content": "그 꼴사나운 달음박질은 끝났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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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er": "도둑",
"title": "???",
"content": "묘가 빠르다곤 들었지만… 이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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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오티스",
"title": "흑수 - 묘",
"content": "그런 느린 걸음으로 토끼에게서 도망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니… 어리석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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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주군이 받기로 한 중요한 물건을 중간에 가로채 사라진 도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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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그 도둑을 잡으라는 명령이 아이에게 내려온 건, 도둑이 도주한 지 두 시간이나 지난 뒤였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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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그 시간 차이가 무색하게도 아이가 그를 따라잡는 것엔 삼십 분도 채 걸리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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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여러 건물로 인해 복잡한 홍원의 뒷골목이지만, 매일같이 홍원을 무대로 암투를 벌이는 흑수에게, 그자의 도주로는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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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오티스",
"title": "흑수 - 묘",
"content": "충은 무사하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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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도둑의 손아귀에는 길고 비대한 벌레 한 마리가 꿈틀거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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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미끈한 표면과 물컹거리는 몸뚱이가 부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모습도 흉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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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그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건 충이라 불린 벌레의 머리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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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사람과 똑같이 생겼지만, 살갗은 창백하게 늘어져 있고, 퀭한 눈구멍은 초점을 잃은 채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흉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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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그럼에도 도둑은 그것은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 조심스럽게 양손으로 감싸고 있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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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오티스",
"title": "흑수 - 묘",
"content": "귀한 자로 만들어진 충을 훔쳤으니 즉시 목을 베어도 모자람이 없을 테지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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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서부나 남부 같은 타지역에 사는 이들이 보기엔 벌레 한 마리로 무얼 하나 싶겠지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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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도둑이 들고 있는 충은 보통의 벌레와는 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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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체내에 넣으면 재료가 된 사람의 기억을 가질 수 있는 특수한 벌레이자,"
},
{
"content": "재료의 귀천에 상관없이도 그 수를 물건이 아닌 사람으로 셈할 만큼 특별한 존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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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그중에서도 도둑이 훔쳐 간 충은 가문의 많은 비밀을 알고 있는 홍원의 격식 높은 사람을 재료로 만들어진 귀물이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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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그 안에는 아이가 모시는 주군과 관련된 가문의 여러 정보가 기억의 형태로 담겨 있을 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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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적대 가문의 후보가 충을 손에 넣어 제 몸에 넣는다면, 순식간에 아이의 주군은 가문의 여러 비밀을 빼앗기는 셈이 되어버릴 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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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오티스",
"title": "흑수 - 묘",
"content": "충을 탐한 이유를 듣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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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그럼에도 아이는 곧장 도둑의 목을 베기보단, 사정을 묻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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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아이가 동정심을 품은 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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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그저 아이의 주군이 그것을 바랐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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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차갑기 그지없는 아이의 말투에서도 명령을 내린 이가 내어준 기회를 읽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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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도둑은 곧장 무릎을 꿇고 구슬픈 목소리로 제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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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er": "도둑",
"title": "???",
"content": "도, 돈이 필요했을 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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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er": "도둑",
"title": "???",
"content": "다, 다른 가문에서 충을 가져오기만 하면, 평생 먹고 살 재산을 베풀어 준다 하였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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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er": "도둑",
"title": "???",
"content": "병든 노모를 돌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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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흑수 - 묘",
"content": "거짓이군. 흑수가 그것도 알아보지 않고 찾아왔을 것 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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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오티스",
"title": "흑수 - 묘",
"content": "병든 노모… 하. 네 노모는 진작 3년 전 목숨을 잃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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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er": "도둑",
"title": "???",
"content": "그 짧은 시간에 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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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흑수 - 묘",
"content": "솔직히 말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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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오티스",
"title": "흑수 - 묘",
"content": "주군께서 네게 내민 동아줄은 그리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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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오티스",
"title": "흑수 - 묘",
"content": "괜한 거짓으로 혓바닥을 늘렸다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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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아이의 단호한 태도에 도둑은 한참을 망설이다 겨우 입을 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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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er": "도둑",
"title": "???",
"cont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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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
"content": "언제까지 재적일에 추락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살기 싫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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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홍원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건물은, 일정 주기마다 움직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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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그건 각자 가진 재산에 따라 소유한 공간을 재분배하는 과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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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가난한 이들이 사는 공간은 점점 좁아질 테고, 휴식처가 되어야 할 집에서도 마음 편히 쉴 수 없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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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안타깝다면 안타까운 사정이지만… 흑수인 아이에게는 와닿지 않는 사연인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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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흑수 - 묘",
"content": "재물에 눈이 멀어 저지른 일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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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오티스",
"title": "흑수 - 묘",
"content": "그 정도 사유라면… 우리가 나눌 대화는 여기서 끝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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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er": "도둑",
"title": "???",
"content": "가, 가까이 다가오거나, 발을 변형하려는 낌새가 보이면… 귀에 바로 이 충을 넣을 것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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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흑수 - 묘",
"content": "…명을 재촉하는군. 네놈이 감당할 수 있는 기억이 아니다. 하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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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er": "도둑",
"title": "???",
"content": "자,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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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오티스",
"title": "흑수 - 묘",
"content": "아니. 이 대화는 이걸로 충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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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도둑이 말을 끝맺기도 전, 아이의 등에 메인 검에서 흉흉한 빛이 감돌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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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Q사의 기술로 새겨진 검의 괴문자는 특정한 조건이 만족되었을 때에서야,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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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이번 임무에서 아이가 힘을 쓸 수 있는 조건은, 충을 훔쳐 간 사람이 주군의 자비를 거부하는 것이었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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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검을 겨눈 아이의 발은 순식간에 토끼와 같은 역관절로 변하며 도둑에게 쏘아질 준비를 마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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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미래를 직감한 도둑은 의미 없음을 알면서도 전력을 다해 뒤로 몸을 던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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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55,
"teller": "도둑",
"title": "???",
"content": "크으윽…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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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끝내 최후의 수단으로 도둑은 다급히 귓속으로 충을 집어넣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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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57,
"teller": "도둑",
"title": "???",
"content": "커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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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오티스",
"title": "흑수 - 묘",
"content": "체내에 충을 넣었어도, 그 즉시 목숨을 거둔다면… 몸에 있는 충이 동화되기 전에 다시 멀쩡히 꺼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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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오티스",
"title": "흑수 - 묘",
"content": "그 점을 간과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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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너무도 빠르게 도약한 아이의 검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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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조금만 지나도 충은 도둑의 신체와 하나 되어… 충으로 만들어질 때 새겨진 조건을 만족하기 전까진 어떤 수단으로도 꺼낼 수 없었을 테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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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동화되기 전에 목숨을 취한 이상, 아이는 손쉽게 충을 되찾을 수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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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흑수 - 묘",
"content": "다음 임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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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하지만 아이의 밤은 임무 하나로 끝나지 않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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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홍원에는 수많은 암투가 벌어지고 있었고, 그 암투의 중심에 선 흑수가 된 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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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66,
"content": "주군이 내린 또 다른 명이 가리키는 곳을 향해 계속해서 뜀박질할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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