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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0 17:19:20 +07:00

420 lines
12 K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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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List": [
{
"id": 0,
"place": "가주 심사 최후의 방",
"content": "몰아치듯 우리를, 그리고 홍루를 제압하던 가치우는… 조금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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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다만 그가 전력을 다해 우리를 죽이려는 것이 아니란 사실은 확연하게 느껴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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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가치우는 여전히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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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하지만… 더 이상의 시간을 내줄 생각은 없어 보이기도 했다."
},
{
"id": 4,
"model": "에고가환",
"content": "기왕 치는 거… 좀 더 시원시원하게 내지르는 것이 어떤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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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에고가환",
"content": "하릴없이 붙어있기만 하는 그 쓸모없는 목을 치는 것도 좋을 테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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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가환이 이죽거렸지만 가치우는 숨을 몰아쉬고 있는 홍루를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
{
"id": 7,
"model": "가치우",
"content": "…아직도 낼 답이 없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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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다친홍루",
"content": "저는…"
},
{
"id": 9,
"content": "시간 속을 헤매는 사람처럼 홍루의 눈동자가 움직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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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다친홍루",
"content": "홍원에 필요한 것이라 하면…"
},
{
"id": 11,
"content": "그사이에도 수많은 풍경이 스쳐 가는 듯 침묵은 이어졌다."
},
{
"id": 12,
"model": "에고가환",
"content": "뭘 그렇게 고심하는 척을 하는 거냐?"
},
{
"id": 13,
"model": "에고가환",
"content": "홍원이고 가주고 간에, 사실 네가 관심 있는 것은 딱 하나이지 않느냐."
},
{
"id": 14,
"model": "에고가환",
"content": "누군가 네 목을 대신 쳐주길 바라는 것."
},
{
"id": 15,
"model": "에고가환",
"content": "스스로 거둘 용기는 없지만 그렇다고 계속 싸워갈 마음 또한 없지."
},
{
"id": 16,
"model": "에고가환",
"content": "그것이야말로… 탐욕 그 자체란 걸 모르는 거냐, 가보옥?"
},
{
"id": 17,
"place": "과거, 대관원 이홍원 마당",
"model": "과거가환",
"content": "…왜 살리지 않았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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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과거가환",
"content": "아니. 질문을 바꾸지."
},
{
"id": 19,
"model": "과거가환",
"content": "왜 그 애만 살린 것이냐… 가보옥!"
},
{
"id": 20,
"model": "과거가환",
"content": "임대옥, 그 아이도 공씨 가문이 모인 곳에 함께 있어야 했다."
},
{
"id": 21,
"model": "과거가환",
"content": "허나 그 아이는 그날, 건물과는 한참 떨어진 헛간 안에 혼자서 숨어 있었다지?"
},
{
"id": 22,
"model": "어린홍루",
"content": "……."
},
{
"id": 23,
"model": "과거가환",
"content": "가환은…"
},
{
"id": 24,
"model": "과거가환",
"content": "언제나 너를 부러워했어, 너도 알았겠지."
},
{
"id": 25,
"model": "과거가환",
"content": "이 대관원에서, 그 애가 앞으로 가지게 될 미래는 귀했다, 고작 너 따위가 붙들고 있는 미련한 일생보다!"
},
{
"id": 26,
"model": "어린홍루",
"content": "형."
},
{
"id": 27,
"model": "어린홍루",
"content": "사람은 필연코 죽기 마련이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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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어린홍루",
"content": "꽃이 언제나 피어 있기를 바랄 수는 없어."
},
{
"id": 29,
"model": "어린홍루",
"content": "때가 되면 지기 마련일 테니."
},
{
"id": 30,
"model": "과거가환",
"content": "……."
},
{
"id": 31,
"place": "가주 심사 최후의 방",
"content": "무언가를 내뱉으려던 홍루의 입은 떠오른 기억과 함께 다시 다물어지고…"
},
{
"id": 32,
"content": "그곳에는 평소와 같이… 구름 같은 말들이 가득 모여들었다."
},
{
"id": 33,
"model": "다친홍루",
"content": "그런 답이 설사 있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
{
"id": 34,
"model": "다친홍루",
"content": "모든 것은 찰나에 불과하기에 이 안에서의 괴로움과 기쁨과 고통과 슬픔들은 모두 흘러갈 텐데요."
},
{
"id": 35,
"model": "다친홍루",
"content": "그러니… 홍원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안빈낙도(安貧樂道)일지도 모르겠네요."
},
{
"id": 36,
"model": "다친홍루",
"content": "주어진 것에 더는 바라지 않고, 덜어내려 하지도 않으며… 그저 받아들이는 것이 여한 없이 평안에 이르는 길일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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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가치우",
"content": "빈곤한 삶일지라도 주어진 것에 만족한다면 마음이 평안에 이른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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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가치우",
"content": "허나, 가보옥. 네가 진정으로 빈을 논하고 있다 생각되지 않는다. 너는… 빈을 모르지 않나."
},
{
"id": 39,
"model": "다친홍루",
"content": "……."
},
{
"id": 40,
"model": "가치우",
"content": "네가 진정 빈을 안다면, 그 서글거리는 낯빛으로 감히 입에 담아서는 안 된다. 너나 나나 이곳 대관원의 모든 이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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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가치우",
"content": "그러니 나는 아직 네가 진심으로 답하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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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로쟈다침",
"content": "…맞는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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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로쟈다침",
"content": "주어진 걸 받아들인다는 건… 가난한 사람에겐 너무 힘들고 구차한 일이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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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44,
"model": "단테",
"conten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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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45,
"content": "홍루가 지나치고 있던 시간들을 같이 목도하고 있는 듯, 가치우의 얼굴에 짙은 어두움이 드리워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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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46,
"content": "그것은… 홍루가 내뱉어야 마땅할 어떤 말을 인내하며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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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47,
"model": "가치우",
"content": "다시 묻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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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 "가치우",
"content": "홍원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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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d": 49,
"model": "가치우",
"content": "그저 숨을 내쉬기만 반복하면서 죽고 사는 것에만 급급해하는 이들이 지녀야 할 것은."
},
{
"id": 50,
"model": "다친홍루",
"content": "홍원에는…"
},
{
"id": 51,
"content": "어쩌면 아까보다 조금 더 긴 기다림이 스쳐 간 것도 같았다."
},
{
"id": 52,
"place": "과거, 대관원 이홍원 마당",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떠난다고요, 대관원을?"
},
{
"id": 53,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결국… 제게는 그날의 어떤 답도 해주시지 않은 채로."
},
{
"id": 54,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이렇게… 떠나시는군요."
},
{
"id": 55,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
},
{
"id": 56,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왜…"
},
{
"id": 57,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왜 계속 그렇게 웃고만 계시는 건가요?"
},
{
"id": 58,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아… 오라버니, 당신은…"
},
{
"id": 59,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파묻은 거군요."
},
{
"id": 60,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부디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
{
"id": 61,
"model": "임대옥",
"title": "호위무사",
"content": "오라버니는 저를 버리고, 대관원을 버리고, 홍원을 버린 거예요."
},
{
"id": 62,
"place": "가주 심사 최후의 방",
"content": "홍루의 열린 입은 이내 그 속을 끝내 내뱉지 못하고 삼킨다."
},
{
"id": 63,
"content": "그의 입은 평소처럼 매끄러운 곡선을 띈다."
},
{
"id": 64,
"content": "아끼었던 수많은 것들을 흘려보낸 쓸쓸한 미소다."
},
{
"id": 65,
"model": "다친홍루",
"content": "홍원에는…"
},
{
"id": 66,
"model": "다친홍루",
"content": "수복강녕(壽福康寧)이 필요하겠네요."
},
{
"id": 67,
"model": "다친홍루",
"content": "오래 살고 복을 누리며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삶 말이죠."
},
{
"id": 68,
"model": "가치우",
"content": "뱉으려다 삼켜놓고, 대신 허울 같은 공갈을 내보내는군."
},
{
"id": 69,
"model": "가치우",
"content": "본래 말하려던 걸 말해라."
},
{
"id": 70,
"model": "가치우",
"content": "내가 듣고 싶은 것은 그것이다."
},
{
"id": 71,
"model": "가치우",
"content":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사는 것, 근심 걱정 없이 건강히 사는 것."
},
{
"id": 72,
"model": "가치우",
"content": "앞서 네가 말하였던 것들은 모두 답이 될 수는 있겠지."
},
{
"id": 73,
"model": "가치우",
"content": "만약 그 말들이, 진실로 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생각하여 비롯되었던 답이었다면, 나는 이대로 받아들이고 결론을 내었을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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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d": 75,
"model": "가치우",
"content": "하지만…"
},
{
"id": 76,
"model": "가치우",
"content": "나는 아직 듣지 못했다."
},
{
"id": 77,
"model": "가치우",
"content": "네가 머뭇거리며 주저하다 끝내 뱉지 못한 그 단어."
},
{
"id": 78,
"model": "가치우",
"content": "깊게 파묻힌 그 한마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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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d": 79,
"model": "다친홍루",
"content":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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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d": 80,
"model": "자로",
"content": "주군. 표현하려 애를 쓰고 있으나, 저자는…"
},
{
"id": 81,
"model": "가치우",
"content": "물러나라, 자로. 더 혹독한 겨울을 주지 않으면, 아우의 푸름을 짐작할 길이 없겠구나."
},
{
"id": 82
},
{
"id": 83,
"model": "가치우",
"content": "더 헤아려라. 깊게 파묻은 네 인의를 파헤쳐, 내게 보여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