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line
11 KiB
JSON
1 line
11 KiB
JSON
{"dataList":[{"id":0,"model":"단테2","content":"<수감자들의 업무 종료를 승인합니다.>"},{"id":1,"content":"드넓은 호수 한 가운데에 떠 있더라도, 언제나 하던 일과에는 어김이 없다."},{"id":2,"model":"파우스트","content":"감사합니다. 지금부터 변동 가능성을 가진 최대 12시간의 수면 및 휴식을 시작합니다. 좋은 밤 되시길."},{"id":3,"place":"메피스토펠레스 갑판","content":"여느 때와 같은 떠들썩함, 여느 때와 같은 한가롭고 늘어지는 분위기."},{"id":4,"content":"이런 평범한 시간들이 썩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건, 나 뿐은 아닌 듯 했다."},{"id":5,"content":"하지만 이렇게 늘어지는 것을 우리가 선택한 것은 아니다. 내가 생각한 대로라면 U사 어딘가에 있을 로보토미 지부로 힘찬 항해를 이어가야 했지만…"},{"id":6,"content":"우리는 제대로 나아가지도 못한 채 연안에 배를 띄워 놓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이다."},{"id":7,"content":"뭐, 사고가 일어난 것은 아니고… 아직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파우스트의 설명이 있었다."},{"id":8,"content":"아마 K사 때처럼 모종의 진입 절차가 준비되어야 하거나, 누군가의(아마 비포팀이지 않을까)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중일 거라고 생각한다."},{"id":9,"content":"그 결과, 우리는 망망대해에 놓여 하루 종일 호수를 쳐다보거나… 쓸데 없는 잡담을 주워섬기는 수감자들은 지루함을 토로하기는 했지만…"},{"id":10,"content":"우리가 줄곧 몸과 마음이 고되어지는 일들 사이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평화로운 시간이 흔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id":11,"content":"저마다 여유를 가지며 이 연안 위에서의 뱃놀이를 만끽하고 있었다."},{"id":12,"model":"이상","content":"헉, 허억…"},{"id":13,"model":"돈키호테","content":"자네, 정말 괜찮은 것이오?"},{"id":14,"model":"이상","content":"…수 없이 말했으나, 또 한 번 대답하자면…"},{"id":15,"model":"이상","content":"나는… 괜찮소…"},{"id":16,"model":"돈키호테","content":"속에 있는 것을 자꾸만 호수에게 되돌려주는데, 그게 어찌 괜찮단 말이오…"},{"id":17,"content":"…이상이 놀라울 정도로 뱃멀미에 약하다는 것만 빼면."},{"id":18,"content":"이 항해는 제법 평화로웠다."},{"id":19,"model":"단테2","content":"<이상, 이제 각자 방으로 돌아갈 시간이니까…>"},{"id":20,"model":"이상","content":"오… 드디어 벗어날 수 있는 것인가…"},{"id":21,"model":"단테2","content":"<그러게, 방에서 좀 있으라니까.>"},{"id":22,"model":"이상","content":"벗들 또한 고충이… 있소. 어찌 나 혼자 그리 하겠는가."},{"id":23,"model":"단테2","content":"<당신만큼 고충을 느끼는 사람도 없는데…>"},{"id":24,"content":"융통성이 아쉬울 뿐이지만, 그의 생각을 또 모르는 것은 아닌지라…"},{"id":25,"content":"나는 더 말을 붙이기 보다는, 그를 조금 부축하며 이상의 방으로 향하는 문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id":26,"model":"이상","content":"고맙소, 단테. 그럼 조금 이따… 보겠네."},{"id":27,"content":"비틀거리며 문 안으로 들어서는 그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문이 닫히는 걸 지켜 보았다."},{"id":28,"model":"돈키호테","content":"관리자 나리! 그럼 본인도 먼저 휴식을 취하겠네!"},{"id":29,"model":"단테2","content":"<그래, 들어가.>"},{"id":30,"content":"돈키호테는 이상이 들어갔던 문과 똑같은 문을 열고선 흐릿하게 보이는 방의 안으로 걸어들어갔다."},{"id":31,"content":"흐릿하게 보이는 방은, 분명 이상이 들어갔던 공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id":32,"model":"단테2","content":"<볼 때마다 알쏭달쏭하단 말이지…>"},{"id":33,"content":"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문을 여는 사람에 따라 공간이 바뀐다는 건 내겐 여전히 신기한 일인 것 같다."},{"id":34,"content":"굳게 닫힌 그들의 문을 뒤로 하고, 나 역시 내 방이 있는 곳을 찾아 걸어갔다."},{"id":35,"model":"단테2","content":"<…….>"},{"id":36,"content":"넘어갈 수 없는 공간 바로 앞, 우측에 나있는 문."},{"id":37,"content":"그 문 안은, 수감자들과 조금은 다른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id":38,"content":"내 방으로 가는 나무문과, 거울 던전으로 들어가는 금속으로 된 문."},{"id":39,"content":"그리고 채광 던전과 얼마 전에 개방된 거울굴절철도를 향해 가는 문들이 눈에 잡힌다."},{"id":40,"model":"단테2","content":"<아직은… 더 새롭게 생긴 문은 없네.>"},{"id":41,"content":"나는 괜스레 그 문들을 살며시 열고, 내부에 무언가 바뀐 점은 없는지 찾아본다."},{"id":42,"content":"물론, 이렇게 내가 확인해 볼 때 달라졌던 적은 없지만… 혹시 모르니까."},{"id":43,"content":"나만 알 수 있는 무언가가 생길지도 모르고."},{"id":44,"content":"…역시 그런게 생긴다면 파우스트에게 보고해야겠지?"},{"id":45,"model":"단테2","content":"<…!>"},{"id":46,"content":"그런 불순한 생각을 해서 일까."},{"id":47,"content":"머리가 지끈지끈 울릴 정도로 시끄러운 알람 소리가 버스 쪽에서부터 울려퍼졌다."},{"id":48,"model":"히스클리프","content":"아이씨, 또 뭐야…"},{"id":49,"place":"메피스토펠레스 선실","model":"그레고르","content":"이거, 그 때 그거지?"},{"id":50,"model":"료슈","content":"고. 찢. 볼륨 좀 내리라고…"},{"id":51,"content":"황급히 문들이 있는 복도로 돌아가보니, 이미 수감자들이 시끄러운 소리에 반응해 하나 둘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id":52,"content":"이미 몇 번은 있었던 상황이라 익숙은 하지만, 달콤한 개인 휴식 시간을 방해 받는 건 썩 개운하지 않은 일일테니…"},{"id":53,"model":"파우스트","content":"단테, 마침 잘 되었네요. 함께 확인 하러 가시죠."},{"id":54,"model":"단테2","content":"<으, 응.>"},{"id":55,"content":"…파우스트와 함께 운전석이 있는 곳 까지 돌아왔다."},{"id":56,"content":"파우스트가 버튼을 여럿 눌러 알람을 끄자, 동그란 화면 안에는 무언가 복잡한 글자들이 빽빽하게 들어차기 시작했다."},{"id":57,"model":"단테2","content":"<…새로운 공간이 생긴 거야?>"},{"id":58,"model":"파우스트","content":"아무리 파우스트더라도, 해독할 수 있는 시간 정도는 다소 필요로 한답니다."},{"id":59,"model":"단테2","content":"<그건 그렇지…>"},{"id":60,"content":"이 귀청 떨어지는 알람은 예고도 없이 찾아온다."},{"id":61,"content":"그리고, 그 알람과 함께 거울 던전도, 채광 던전도, 거울굴절철도도 찾아왔던 것이다."},{"id":62,"model":"단테2","content":"<타이밍이나, 뭐 그런게 있는진 모르겠지만… 아까 우연히 철도가 있는 곳 문을 열어봤는데, 새로운 뭔가가 생길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었어.>"},{"id":63,"model":"파우스트","content":"그 쪽은 아닐 확률이 제일 높지요."},{"id":64,"model":"파우스트","content":"아직 2호선으로 가는 문의 불도 꺼지지 않았는데, 그렇게 빠른 시기에 올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네요."},{"id":65,"model":"단테2","content":"<그것도 그런가.>"},{"id":66,"content":"처음 철도가 나타났을 때는 꽤 당황스러웠다."},{"id":67,"content":"새로 생긴 문 안에, 테두리가 파랗게 빛나는 문이 떡하니 놓여있었고, 그 문을 열었더니…"},{"id":68,"content":"웬 처음보는 탈 것이 떡하니 서 있었으니까."},{"id":69,"content":"메피스토펠레스랑 어딘가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확실하게 내가 몰랐던 탈 것이라는게 느껴지는 기묘한 기분이었지."},{"id":70,"model":"파우스트","content":"철도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기억이 강렬한가보군요, 단테."},{"id":71,"model":"파우스트","content":"하긴, 파우스트가 내부를 확인하려고 진입했을 때 격렬한 반응을 보이셨기도 하고요."},{"id":72,"model":"단테2","content":"<그건 내 뒤에 있던 수감자들도 전부 놀랐었어…>"},{"id":73,"content":"다행히 그 탈 것이 나와 수감자 모두를 태우지 않으면 출발하지 않아서 망정이지."},{"id":74,"content":"그렇게 말을 덧붙일 생각이었지만, 파우스트는 방금까지 눈이 빠지도록 들여다보던 모니터를 뒤로하고 물러섰다."},{"id":75,"model":"단테2","content":"<…꽝인가?>"},{"id":76,"model":"파우스트","content":"네. 이번 변동성은 저희가 사용할 법한 게 아니네요."},{"id":77,"model":"단테2","content":"<벌써 새로운 문이 생기기에는 이상할 정도로 빠른… 묘한 시점이라고 생각하긴 했어.>"},{"id":78,"model":"파우스트","content":"던전과 철도가 처음 나타난 시기도 묘한 시점이었습니다, 단테. 언제 새로운 요소가 관찰될지 모르니 섣부른 고정관념은 피하는 걸 추천드립니다."},{"id":79,"model":"파우스트","content":"…그리고."},{"id":80,"model":"파우스트","content":"메피스토펠레스의 엔진이 변동성을 감지해서 울리는 알람은, 복도 어딘가에 새롭게 드나들 문이 생겼다는 의미기도 합니다."},{"id":81,"model":"파우스트","content":"들어섰다가는 정말 되돌릴 수도 없는 공간이 열릴 수도 있으니, 확실하게 파악해두어야겠지요."},{"id":82,"model":"단테2","content":"<히스클리프도 두 번이나 그러진 않을 거야… 아마.>"},{"id":83,"model":"파우스트","content":"…섣부른 고정관념은."},{"id":84,"model":"단테2","content":"<…….>"},{"id":85,"model":"파우스트","content":"아무튼, 당장에는 큰 문제가 없으니… 남은 휴게 시간을 즐기는 편이 합당하다는 생각이 드네요."},{"id":86,"model":"파우스트","content":"먼저 돌아가겠습니다. 편하게 쉬세요, 단테."},{"id":87,"content":"그 말만을 남기고, 파우스트는 여느 때 처럼 문 안으로 사라져버렸다."},{"id":88,"content":"또 덩그러니 남겨진 버스… 배의 안."},{"id":89,"content":"아직 꺼지지 않은 모니터 안의 수많은 문자들을 바라보았다."},{"id":90,"content":"숫자, 알 수 없는 형상의 문자, 무언가를 형상화 한듯한 그림이나 기호들."},{"id":91,"content":"그런 것들이 어지러이 띄워져 있는 모습을 보다가, 나는 고개를 휘휘저었다."},{"id":92,"model":"단테2","content":"<이상이 느끼는 멀미가 이런 느낌일까… 괜히 메스꺼워지네.>"},{"id":93,"content":"현기증이 올라오려는 걸 애써 누른 채, 나는 천천히 방을 향해 돌아가기로 했다."},{"id":94,"content":"오늘은… 일찍 쉬기로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