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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List":[{"id":0,"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흠~ 우선 좀 둘러볼까요?"},{"id":1,"content":"어두침침하고 퀘퀘한 공간. 아마 어딘가의 지하 공간이겠지."},{"id":2,"content":"아이는 그 공간을 태평한 표정으로 터벅터벅, 천천히 걷고 있었어."},{"id":3,"content":"입에는 달콤한 막대 사탕. 여유롭고 안정된 걸음걸이."},{"id":4,"content":"아이가 목에 매고 있는 스카프와 같은 문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급하거나, 여유가 없는 모습이었던 것에 비해 굉장히 상반된 모습이야."},{"id":5,"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유로지비끼리 치고 박고 싸운 것이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좀 독특한 것 같네요."},{"id":6,"content":"유로지비."},{"id":7,"content":"소수의 독식을 방해하고 공평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모임이었지만, 꼭 그렇게 이상을 꿈꾸는 사람들만 그 모임에 있는 건 아니야."},{"id":8,"content":"이제는 몇몇 둥지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유로지비라는 조직이 퍼진 만큼…"},{"id":9,"content":"그저 지금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거나 단순히 날개에 불만이 가진 사람들이 모이고 있기도 하지."},{"id":10,"content":"그러다보니 서로 날개와 둥지에 관한 의견이 안 맞아서 치고 박고 싸우다가… 뭐, 언제나 도시가 그렇듯 누군가가 죽거나 다치기도 하는 거야."},{"id":11,"content":"아이는 그런 상황에서 사건을 조사하는… 유로지비 내의 일종의 탐정 역할을 자처하고 있었던 것이지."},{"id":12,"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어휴, 핏자국도 한가득이고… 컵도 다 깨두셨네. 변상하려면 고생하실텐데."},{"id":13,"teller":"예민한 동료","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아, 왔어?"},{"id":14,"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네, 상황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id":15,"content":"여러 겹으로 쳐져 있는 테이프를 넘어간 아이에게 이미 먼저 들어와있던 동료가 인사를 건넸어."},{"id":16,"teller":"예민한 동료","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상황… 이랄게 없어, 딱히. 언제나 그랬지만…"},{"id":17,"teller":"예민한 동료","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또 술먹다가 언성이 높아졌을 거고, 니가 맞네, 내가 맞네로 한창 싸웠겠지."},{"id":18,"teller":"예민한 동료","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주변에서 같이 술을 마시고 있던 주민들이랑 가게 주인한테도 확인 받았어. 그러다가 들고 있던 유리잔으로 이마를 그대로 후려쳤다더군!"},{"id":19,"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어우… 아팠겠어요."},{"id":20,"teller":"예민한 동료","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그야 아팠겠지, 열도 받았을 거고… 그러니까 죽자 살자 싸운 거 아니겠어?"},{"id":21,"content":"아이의 동료는 그렇게 내뱉듯이 말하고는 한숨을 푹 쉬었어."},{"id":22,"teller":"예민한 동료","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에휴… 왜 이렇게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모르겠어. 서로 같은 뜻으로 모인 거 아니었나?"},{"id":23,"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즐거운 일로 함께 모인 사람들은 그 뜻이 보통은 같지만요…"},{"id":24,"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즐겁지 않은 일로 분노해서 모인 사람들은 생각보다 그 뜻이 가지각색이니까요."},{"id":25,"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날개에 불만이 생긴 이유는 각자가 다 다르니까요~ 그쵸?"},{"id":26,"teller":"예민한 동료","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가만 보면 너는 꼭 통달한 사람처럼 군단 말이지."},{"id":27,"teller":"예민한 동료","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너도 유로지비에 들어온 사람이라면 결국 비슷한 거 아냐?"},{"id":28,"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아, 저는 그저 견문을 넓히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지라… 그 덕에 사건을 바라보는 ‘견문’도 늘었지만요, 후후."},{"id":29,"teller":"예민한 동료","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흐응…"},{"id":30,"content":"동료는 아이에게 공감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동시에 그런 아이기 때문에 이런 사건들을 공평하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일 거라는 생각도 했지."},{"id":31,"content":"날개나 협회가 움직여서 이런 사건을 조사하는 것 보다는, 구성원끼리 해결하는 것이 유로지비의 취지에 어울리기도 했고."},{"id":32,"teller":"예민한 동료","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그래서… 이번엔 뭐가 보이는데? 말해줘."},{"id":33,"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좋아요~ 사건을 재구성해볼까요."},{"id":34,"content":"아이는 기분 좋은 듯 말하며 눈에 달린 태엽 단안경을 끼릭끼릭 돌려."},{"id":35,"content":"유로지비 내부의 유명한 공방 출신의 장인이 만든 그 안경은, 자신이 호기심을 갖고 어떤 물체를 들여다보며 조작하면 추측을 도울 법한 여러 장면들이 노출되는 기능이 있었지."},{"id":36,"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핏자국이 마른 흔적이 각각 달라요. 이쪽은 심하게 스며들어 눌어붙었고, 이쪽은 그것 보단 더 늦은 시기에 튄 것 같네요."},{"id":37,"teller":"예민한 동료","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그런게 도움이 되나? 한 놈은 8시간, 한 놈은 6시간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면 핏자국으로 순서를 가늠하긴 어려울텐데."},{"id":38,"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유리조각이 부서진 흔적… 이걸 재구성해보면 이건 유리잔이 아니라 전구네요. 위를 올려다보면…"},{"id":39,"teller":"예민한 동료","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전구가… 하나 없네?"},{"id":40,"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재밌는 결과가 나올 것 같아요. 잠시 계산대로 가볼까요?"},{"id":41,"content":"신이라도 난 듯, 아이는 콧노래를 살짝 섞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금전출납기 앞으로 다가가 섰어."},{"id":42,"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이 가게 사장님은 당일 수입액을 영수증으로 정리해서 한쪽에 정리하는 버릇이 있으셨죠. 저희가 와서 식사를 할 때도 종종 그걸 자랑하셨고…"},{"id":43,"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최근 수입액은 전부 빨간펜으로 쓰여있네요… 당연히, 오래된 전구를 수리할 여유도 없으셨겠죠."},{"id":44,"teller":"예민한 동료","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그렇다는건…"},{"id":45,"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맞아요."},{"id":46,"model":"홍루","teller":"홍루","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어쩐지… 안경에 비치는 사건 현장의 피해자 표정이 너무 당혹스러워보이긴 했어요~"},{"id":47,"teller":"예민한 동료","title":"20구 유로지비","content":"하아… 착각 때문이었다니…"},{"id":48,"content":"동료는 씁쓸한 표정으로 머리를 쓸어넘기면서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어."},{"id":49,"content":"타파, 타도… 그런 말을 하며 모였던 유로지비의 위상이 나날이 추락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던 거겠지."},{"id":50,"content":"슬픈 일이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몰라."},{"id":51,"content":"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흘러간다는 건, 너무나도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는 것일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