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es
2026-07-20 17:19:20 +07:00

1 line
4.2 KiB
JSON
Raw Permalink Blame History

This file contains ambiguous Unicode characters
This file contains Unicode characters that might be confused with other characters. If you think that this is intentional, you can safely ignore this warning. Use the Escape button to reveal them.
{"dataList":[{"id":0,"content":"‘곧 시련이 닥쳐올 거다.’"},{"id":1,"content":"사수의 그 묵직한 말에 아이가 내보인 건 고작 가벼운 콧바람뿐이었어."},{"id":2,"content":"시련은 이곳과는 빼놓을 수 없는 동반자였지, ‘닥쳐올 것'이 아니었으니까."},{"id":3,"content":"아이의 코웃음이 의미하는 바를 알아차렸는지 그것은 계속 말을 이어 나갔지."},{"id":4,"content":"‘아니, 그건 감히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이다.’"},{"id":5,"content":"그것이 말하고 있는 모든 순간이 아이의 눈앞에서 생생하게 보여지고 있었어."},{"id":6,"content":"‘이곳 복도부터 시작해, 도망치는 공포와 두려움들을 삼키고, 구석에 숨어 있던 죄책감들까지 파먹은 뒤 더 많은 희생들을 안으려 하겠지.’"},{"id":7,"content":"‘종말을 알리는 트럼펫이 울려 퍼지고 홀로 남은 네가 할 수 있는 건, 그 보잘것없는 총알을 네 관자놀이에 겨누는 것뿐.’"},{"id":8,"content":"아이는 여전히 대답 없이 파이프 담배의 연기를 토해냈어. 메케했지만, 심연까지 닿다가 사라지는 연기가 썩 나쁘진 않았지."},{"id":9,"content":"한때, 담배라는 걸 입에 대지 않았던 날도 있었는데 말이야."},{"id":10,"content":"‘하지만. 나와 계약을 맺는다면…’"},{"id":11,"content":"그리고 아이는 그다음을 보았어."},{"id":12,"content":"아이의 앞을 가로막는 수많은 것들의 머리가 꿰뚫어지고 있었지."},{"id":13,"content":"적군과 아군을 구분하지 않는 그 한 발의 탄환으로 말이야."},{"id":14,"content":"그리고 아이는… 모든 게 터져나가고 있는 그 광경 속에서…"},{"id":15,"content":"파이프 담배의 연기를 처음 맛보았을 때와 같은 기분을 느꼈어."},{"id":16,"content":"동시에 깨닫게 되었지."},{"id":17,"content":"마지막 탄환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쏘기 전까지 무엇이든 꿰뚫어 버리게 될 탄환이라는 걸."},{"id":18,"content":"그럼에도 아이는…"},{"id":19,"content":"‘좋다. 계약을 받아들이지.’"},{"id":20,"content":"‘이미 넌 계약을 받아들였다.’"},{"id":21,"content":"‘네가 머릿속에서 그 장면을 보았을 때부터 말이야.’"},{"id":22,"content":"사수의 말과 동시에, 아이는 원한다면 언제든지 그 탄환을 쏘아버릴 수 있을 거라는 걸 알았지."},{"id":23,"content":"‘그날이 무척이나 기대되는군.’"},{"id":24,"content":"‘사랑하는 사람을 쏜 후, 너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id":25,"content":"‘나는 네 미래일 수도 있으니.’"},{"id":26,"content":"그 말에, 여전히 아이가 내보인 건 고작 작은 콧바람뿐."},{"id":27,"content":"‘글쎄, 과연 그럴까?"},{"id":28,"content":"'…!'"},{"id":29,"content":"비로소 탄환이 마지막으로 향하게 될 곳이 보였어. "},{"id":30,"content":"아이에게는 단 한 가지 목표만이 전부였어."},{"id":31,"content":"이 모든 시련들을 헤치고 집으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목표 말이야. "},{"id":32,"content":"그게 이루어진다면 그 어떤 조건도 아이에게는 갸륵한 자비 따위에 불과했지. "},{"id":33,"content":"앞을 가로막는 모든 걸 꿰뚫은 마지막 탄환은 마침내 아이와 함께 집에 돌아간 후…"},{"id":34,"content":"아이가 사랑할 수 없을 때도 사랑하던 사람들을 스쳐 가다가…"},{"id":35,"content":"마침내는… "},{"id":36,"content":"'궤도를 틀기 위해선, 누구든 속일 수 있다는 건가.'"},{"id":37,"content":"'그래, 필요하다면 나 자신조차도.'"},{"id":38,"content":"자기 자신의 머리를 향하게 될 거라는 걸."},{"id":39,"content":"그 마지막 순간까지 아이는, 지금과 변함없는 자신만만한 미소만을 내보이고 있겠지."},{"id":40,"content":"목적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의 마음마저 속인 걸까. 혹은 마지막에서야 드러나게 된 아이의 진심이었을까."},{"id":41,"content":"결코 알 수 없겠지만, 계약은 그렇게 끝날 거야."},{"id":42,"content":"아이는 자신이 바꿔버린 그 궤적을 기꺼이 맞이해줄 테니."}]}